릭 워렌 목사가 개발한 ‘목적이 이끄는 교회’ 모델을 도입한 미국교회들은 성장이라는 열매를 얻는 대신 교인들의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한 경우 교회 분열 등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기도 한다고 ABC 방송 ‘나이트라인’이 최근 보도했다. 방송은 목적이 이끄는 교회 모델을 도입한 후 이에 반발한 장년부들이 교회를 떠난 셀러브레이션 처치(Celebration Church)의 사례를 조명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위치한 셀러브레이션 처치는 목적이 이끄는 교회 모델 도입 후 규모면에서는 성장했지만 기존교인들의 반발을 겪은 대표적인 교회다.

셀러브레이션 처치 담임목사인 톰 바틀렛 목사는 2004년 부임 후 목적이 이끄는 교회 모델을 도입했다. 바틀렛 목사는 예배 시간에 찬송가 대신 CCM을 부르게 했고 강대상에는 기타와 드럼 반주자를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목적이 이끄는 교회의 현대적인 예배 방식을 도입한지 2년 만에 평균 예배 참석 인원이 30명에서 300명으로 늘었고 청년들의 호응은 높아졌지만 장년층들이 교회를 떠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교회를 떠난 조 오윙스 원로목사는 인터뷰에서 “예배 방식이 바뀌자 장년부들은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목적이 이끄는 교회의 예배는 청년들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기성세대들에게는 맞지 않는 예배 방식”이라고 말했다.

조 오윙스 목사는 목적이 이끄는 교회들의 설교 내용이 성경보다 통속심리학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는 “목적이 이끄는 교회 목회자들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잘 살 것인가?’ 등 인간 본위의 방법론만 가르친다”고 지적했다.

릭 워렌 목사는 이같은 비판에 대해 “기독교 교리에 심리학을 병합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일부 동의하면서도 “목적이 이끄는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들이 모두 통속적이고 인간 본위의 설교를 하는 것은 아니다”며 반박했다. 그는 “우리 삶의 모든 문제는 주님께 달려있는 것인데 이것을 간과하는 교회가 있다면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릭 워렌 목사는 또 “목적이 이끄는 교회 모델은 내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이미 수백 년 전부터 많은 신학자들이 주장해 온 것을 종합한 것에 불과하다”며 “일부 목회자들이 목적이 이끄는 교회를 현대적인 것만 추구하는 교회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서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설교가 이상적인데 일부 목회자들은 둘 중 하나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지난 1월에는 목적이 이끄는 교회 모델을 둘러싼 논쟁 때문에 담임목사가 사임하는 일도 있었다. 플로리다 주 제일침례교회(First Baptist Church) 데이빗 콕스 목사는 교회에 부임한 뒤 목적이 이끄는 교회 모델을 도입했다. 청년들은 콕스 목사의 목회 방식에 열광했지만 5명의 교회 원로들이 사임했으며 장년부들의 불만은 커졌다. 결국 콕스 목사의 사임으로 5개월간의 논쟁은 끝이 났다.

릭 워렌 목사는 일부 교회들이 목적이 이끄는 교회 모델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겪는 문제에 대해 “성장을 위해 치르는 대가”라고 설명하고 “일부 교회의 분열 문제는 변화를 거부하는 기독교인들이 야기시킨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목적이 이끄는 교회 모델을 도입하기 원하는 교회들은 먼저 이전의 방식을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진통을 겪더라도 변화를 감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