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수요일(21일)을 기점으로 하여 ‘사순절’(Lent)이라고 하는 특별한 절기가 시작됩니다. 성회수요일(혹은 재의 수요일)로부터 부활일 전날까지 40일을 가리켜 사순절이라고 부릅니다. 주일까지 합하면 46일인데, 주일은 계산에서 제외됩니다. 주일은 본질적으로 부활을 축하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사순절은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생각하며 회개와 침묵과 반성을 하는 기간입니다.

성경에서 40일은 매우 의미 깊은 수입니다. 모세가 40일 동안 시내 산에서 금식하며 기도했고, 예수님도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며 기도하셨습니다. 애굽을 탈출한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40년 동안 유리방황하며 연단을 받고서야 약속의 땅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므로 40이라는 수는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위해 준비하고 단련하는 기간을 뜻합니다. 그래서 초대 교회에서는 부활 전날부터 역으로 계산하여 40일을 정하여 특별하게 지켰습니다. 이 기간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묵상하면서 자신을 준비시켜 영광스러운 부활일을 맞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런 전통에 따라 우리 교회는 이 기간 동안 사순절 특별 새벽 기도회를 가집니다. 아이들의 등교 시간과 맞물리지 않게 하려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새벽 5시 30분에 모이고, 토요일에는 6시에 모이겠습니다. 이 기간 동안 복음서 하나를 통독하며 묵상하는 것이 우리 교회의 또 하나의 전통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마가복음을 읽을 순서입니다. 월요일은 부목사님들이 돌아가며 인도하고,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제가 인도할 것입니다. 모일 때마다 ‘매나싸스 사역’과 ‘속회 사역의 부흥’을 위해 함께 기도할 것입니다.

아직 새벽기도회에 익숙하지 않는 분들에게, 한 번 도전해 보시기를 청합니다. 집이 멀다면, 가까운 한인 교회를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집에서 홀로 QT를 해도 됩니다. 나누어드린 순서에 따라 성경 본문을 함께 읽고 묵상하며 기도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대로 예배당에 함께 모여 기도했으면 합니다. 이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대로 일을 줄이시고, TV나 Internet 앞에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고, 영적 생활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써 보시기를 청합니다. 아울러, 지나치게 탐닉해 있는 것이 있다면, 40일 동안 그것을 끊고 살아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작년에 청소년 담당목사님께서는 이 기간 동안 청량음료를 마시지 않고 스포츠 중계를 보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지킨 적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순절을 시작하는 성회수요일(21일)에는 기독교의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예배를 준비했습니다.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이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한 것처럼, 사순절에 들어서면서 예배를 통해 회개의 은총을 구할 것입니다. 마지막 주간 즉 고난주간에도 두 번의 특별 예배를 드릴 것입니다. 세족 목요일(4월 5일)에는 서로의 발을 씻어주며 주님의 사랑의 계명을 기억할 것이고, 성금요일(4월 6일)에는 떼제식 예배로써 주님의 죽으심을 기억할 것입니다. 차분하지만 열정 있는 예배가 되기를 빕니다. 이 모든 일을 통하여 이번 사순절에 많은 분들이 영적 성장을 경험하기를 기도합니다. (2007년 2월 18일)

/글 김영봉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