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던 아침, 그는 하늘로 갔다. 소천한 고(故) 옥한흠 목사의 장례예배가 2일 오전 11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세상을 떠나 천국으로 간 기쁨의 자리. 그러나 여전한 고인의 온기는 예배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물들였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인도로 진행된 예배는 약 1시간 동안 엄숙한 가운데 진행됐다.

빌립보서 1장 20~24절을 본문으로 설교한 손인웅 목사(덕수교회)는 “한국교회의 큰 별이 하나님께로 가셨다”며 “주님과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의 궁극적 목적이다. 옥 목사님께선 바로 그 영광의 자리로 가셨다. 그럼에도 이 땅에 남은 우리들은 그가 그립고 또 그립다”고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손 목사는 또 “목사님께서 숨을 거두시자 옆에 계시던 사모님께서 기도하셨다”며 “하나님께 감사하다. 처음엔 원망도 했지만 이렇게 영광스럽게 불러주셔서 그저 감사하다고 하셨다. 사모님의 기도가 더욱 내 마음을 울렸다”고 말했다.

손 목사는 “하나님은 모세가 죽자 여호수아를 통해 그 분의 섭리를 이어가셨다. 이제 고인의 뜻을 이 땅에 남은 우리가 이어가야 한다”며 “많은 이들은 큰 별이 졌다고 하지만 옥 목사님은 최고의 승리자로 하나님의 나라로 가셨다. 그리고 그의 발자취가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살아 역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 목사의 아내 김영순 사모가 고인을 회고하고 있다. 우측은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 ⓒ송경호 기자
이어 오정현 목사는 예배 참석자들에게 고인의 뜻을 한국교회와 사랑의교회가 온전히 이어 갈 것과 앞으로 남은 모든 장례절차의 순조로운 진행, 그리고 남은 유가족들을 위해 함께 기도할 것을 요청했다.

대표기도한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는 “한국교회의 부흥을 위해 한평생 주님께 헌신하셨던 목사님의 뜻을 이제 우리가 이어가야 한다”며 “한 알의 밀알로 썩어진 목사님 삶이 한국교회의 부흥으로 다시 살아나게 해달라”고 두 손을 모았다.

고인의 아내인 김영순 사모는 조문객들의 조화와 조의금 일체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하나님 나라로 가는데 이 땅에서의 꽃이 다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고인의 뜻을 받들기 위해서다.

김 사모는 “25일 동안 중환자실에 계셨던 목사님께서, 이제 이 세상에 있을 이유가 없다. 더이상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건 하나님께 염치 없는 일이라고 하셨다”며 “말 없는 목사님을 대신해 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다. 일체의 조의금과 조화를 받지 않겠다. 웃고 계신 목사님 얼굴을 보며 그 분을 조용히 보내드리고 싶다.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날 예배에는 김동호 목사(높은뜻숭의교회),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 옥성석 목사(충정교회) 등 목회자들을 비롯해 사랑의교회 성도들과 고인의 지인들 약 50여명이 참석했다.

사촌인 옥성석 목사는 “목사님은 형이기에 앞서 내게 훌륭한 멘토셨다”며 “마지막에 의식이 없으셔서 깊은 메시지를 전하시지 못했지만 평소 강조하셨던 교회갱신에 대한 그 분의 뜻을 기억한다. 교회를 새롭게 하는 일에 밑거름이 되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랑의교회는 서울 강남 사랑의교회와 안성수양관에 고인의 분향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장례 공식 명칭은 ‘한국기독교목회자사랑의교회장’이고 5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3일 오전 10시 입관예배, 6일 오전 9시 30분 발인예배가 드려지고 천국환송예배는 사랑의교회에서 6일 오전 11시, 하관예배는 장지인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오후 3시 드려진다.
▲고인의 장례예배가 진행되는 도중, 참석한 성도들은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송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