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총회가 양측에서 모두 과반수를 넘겼다고 주장하며 마무리된 가운데 경기연회가 연회감독 선거후보자 정책발표회를 각 연회들 중 처음으로 개최했다. 23일 오전 평택 이충동 기쁜교회(담임 손웅석 목사)에서는 연회감독 선거에 출마한 신중한 목사(송산교회)와 김철한 목사(오목천교회, 이하 기호순) 간의 정책발표가 이어졌다.

정책발표에 앞서 1부 예배에서는 경기연회 정판수 감독이 설교했다. 정 감독은 “우리 경기연회가 정책발표회를 가장 먼저 열게 돼 역시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모인 총대와 성도들을 향해 “사실 연회감독 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지도자인데 은혜와 사랑, 교통을 갖춰 나가자”고 권면했다. 이후 열린 2부 정책발표회는 각자 10분간의 모두발언에 이어 공통질문 3개, 추첨으로 뽑은 선택질문 2개, 마무리발언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두 후보의 특성은 10분간의 모두발언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먼저 발언에 나선 김철한 목사는 ‘아름다운 변화, 거룩한 부흥’이라는 슬로건 아래 목회코칭 서비스, 그리스도 사랑운동, 사회문화 사역, 하나님나라 공동체 운동, 세계를 품은 글로벌 선교 등 5가지의 주요 정책비전들을 제시했으며, 신중한 목사는 정책보다는 자신이 감독이 돼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나이와 정직성, 경험 등을 들며 총대들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폈다.

김철한 후보 “온기 넘치는 열린 연회 만들겠다”

김철한 목사는 제한시간 10분을 넘기면서까지 다양한 정책들을 발표했다. 목회코칭 서비스에 대해 “항상 온기 넘치는 열린 연회, 영성센터 기능을 하는 연회를 만들겠다”며 “(연회 내에 위치한) 협성대와의 협력으로 공동 세미나와 학점인정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고, 건강한 목회를 위해 교회개척 성장학교 등을 열겠다”고 말했다.

사랑 운동에 대해서는 “장학금 지급, 사랑의 봉사단 활동강화 등 복지를 활성화하고, 예수의 정신으로 ‘착한 소비’, ‘착한 여행’ 등을 추구하는 등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환경사랑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 사회문화 사역으로는 스포츠선교회 발족, 목회자들의 쉼을 위한 목사합창단 등을, 글로벌 선교 방안으로 기아대책과 연계해 선교 금지국에서 NGO 비자로 선교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복안을 드러냈다. 공동체 운동에 대해서는 “경기연회 15만 성도들에 대한 배가운동을 벌이겠다”며 “이를 위해 작은교회를 ‘강한 교회’로 만들고, 청장년회를 통한 작은교회 리모델링 사업도 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이러한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한 연회 장단기 발전위원회, 미래 비전 2020 위원회 등을 조직해 체계적으로 연구·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중한 목사 “경험·나이 많은 나를 뽑아달라”

이어 발표에 나선 신중한 목사는 “감독은 지도자이고, 감리교에 절실히 필요한 지도자는 영적·행정적 지도자”라며 “특히 법을 지키는 지도자를 뽑아야 희망이 있다”고 역설했다.

신 목사는 “저는 올해 67세로 나이가 많고, 이제까지 정직하게 살아왔으며, 운동을 했기 때문에 책임감이 강하다”며 “또 연회 총무를 역임해 행정을 잘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10분간의 모두발언과 마무리발언 내내 “돈 선거는 안 된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신 목사는 “선거는 깨끗하게 치러야 하고, 감리교가 더 이상 금권선거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저는 선거운동 기간동안 절대 돈을 쓰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신 목사는 이날 발언에서 자신의 이단 관련설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감리교의 모습이 지금과 같아 실망을 느끼고 성경 연구단체를 찾아가기도 했지만, 1990년에 그곳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그곳을 빠져나와 다시는 가지 않았다”며 “그러한데도 제가 다미선교회 출신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두 후보자는 이후 공동 질문에서 은급제도와 미자립교회, 교단 정상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으며, 선택 질문은 김 후보자가 의회 제도와 세습 문제에 대해, 신 후보자가 교회 연합사업과 선거법 문제에 대해 대답했다.

특히 교단 정상화 방안에 대해서는 신 목사가 “진흙탕 투성이라 해도 나부터 샘물처럼 깨끗하게 법을 지키겠다”고 밝혔으며, 김 목사는 “너무 자신들의 힘을 의지하고 있는데,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