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경술국치’ 1백년이 되는 해이다. 일제치하, 신앙의 선배들은 신사참배 반대라는 하나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불사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목숨까지 내놓게 했는가. 그들의 신앙이 오늘날 이토록 메아리 치는 것은, 분명 지금의 교회가 무언가 잃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경상남도 통영 주사랑교회에서 20년 동안 목회하고 있는 이정호 목사는 그의 책 「신사참배와 맞섬의 신앙」(누름돌)을 통해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저항했던 신앙인들의 역사를 돌아본다. 그 중에서도 특히 경남지역을 집중 조명했다. 경남지역이 신사참배 반대운동의 중심지였다는 그의 생각 때문이다. 저자는 단순한 실증사학에 머물지 않고, 일제치하 치열했던 신앙인들의 삶을 도전적 메시지로 지금의 시대에 전달한다.

저자는 “3·1운동 이후 기독교인들 가운데는 일제의 회유책에 넘어가 일제식민정책에 적극 협력하는 인물들이 출현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평양을 비롯한 경상남도 등지에서는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운동과 침략전쟁에 저항하는 투쟁을 전개했다. 특히 경남지역은 주기철 목사의 영향력 아래 한상동, 최덕지 등 주요 목사들이 신사참배 반대운동을 전개했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는 또 “경남지역 교회와 인물들에 대한 연구가 부분적으로만 되어 있을 뿐, 전체적으로 진행된 것이 거의 없어 산사참배 반대운동의 중심역할을 했던 경남지역을 주목했다”며 “일제 말 진리 수호운동으로서 신사참배 반대운동의 전체적 모습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식민지 조선사회의 저항운동을 총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21세기를 맞은 오늘날 총부리를 겨누며 신사참배를 강요하는 이들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신앙을 위협하는 요소들에 둘러싸여 있다”며 “물신숭배, 권력숭배, 우상숭배 등 지금의 ‘신사참배’에 맞서기 위해 그 때 그 사람들의 신앙을 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제시대 당시 신사를 참배하던 장면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 원장 박정신 박사는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실제 경남지역에 애정을 갖고 20년간 사역해온 사람이 쓴 것이라는 점”이라며 “친일파의 유산인 무미건조한 실증사학이 기독교 역사마저도 집어삼키고 있는 이 때에 목회를 하고 있는 그가 신앙과 역사를 균형있게 바라보고 쓴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신앙없는 학문에 갇힌 기독교 지성들이나, 학문을 뒤로하고 울부짖기만 하는 이들 모두가 봐야 한다”고 이 책을 추천했다.

저자 이정호 목사는 백석대학교 목회대학원(M. Div),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Th. M)을 졸업하고 백석대학교 전문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예장 백석 총회부흥사회 수석상임회장, 한기부 공동회장, 이웃사랑선교회 대표를 역임하고 있으며 경남 통영에서 20년째 주사랑교회를 담임하며 목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