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하면 사람들에게 떠오르는 생각은 뭘까? 풍선에 특별한 슬픈 기억이 있는 사람만 아니라면 대개는 ‘어린 아이, 파티, 행복’ 등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풍선나라를 운영하는 김지연 집사(화평장로교회)는 “풍선은 어른도 아이로 만드는 것,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얼굴을 찡그리고 하는 직업이 아니라서 풍선가게가 좋다”고 웃었다.

5년 전 첫 아들 돌잔치를 위해 한국에서 풍선기술을 배운 게 계기가 돼 풍선나라를 운영하게 됐다는 김 집사는 사실 풍선과 전혀 상관이 없는 정치학도였다. 한국에서 정치학 석사까지 마치고, 미국에 유학을 와서 액츄얼 사이언스(Actual Science)를 공부하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자녀들을 키우면서 잠시 공부를 중단한 틈을 타 뛰어든 사업이 바로 지금의 “풍선나라”.

김 집사와의 인터뷰는 시종일관 유쾌했다.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신앙과 어우러진 긍정적 생각들이 그의 말투에서 배어 나왔다. 현재 화평장로교회 집사를 섬기고 있는 그는 선교나 교회 일이라면 어려운 불경기에도 최대한 돕는 손길을 뻗치고 있다. 얼마 전 장기선교사로 간다는 한 평신도 분을 위해 풍선 만드는 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려준 적도 있다.

하나님께 내려놓을 때 ‘채우심’ 경험, 선교 안 도울 수 없다

“말이 안 통하는 선교지에 가면 풍선이 큰 선교도구로 쓰인다네요. 의료선교를 가서 진료하다가 풍선으로 만든 강아지를 하나씩 선물하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데요. 그래서 단기선교나 장기선교를 가시는 분이 찾아오면 더 자세하게 가르쳐 드려요. 잠깐 배워서 선교현장에서 100%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풍선인 것 같아요.”

▲풍선을 하나 만들어 줄 수 있냐는 부탁에 선뜻 몇개나 손수 만들어준 김지연 집사.
그렇게 도와드리면 불경기에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시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집사는 “저희(풍선사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죠. 그런데 이상하게 돈을 벌려고 하면 오히려 돈이 들어오지 않고, 돈 생각 안하고 하나님 일을 하면,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채워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교회나 선교를 위해서 풍선을 필요로 하시면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도와드리고 있어요. 재정난에 시달리는 선교단체가 펀드레이징을 할 때라던지, 돈이 없는 데 칠순잔치를 해야 하는 노인선교회 분들이라던지…. 정말 힘들어서 도움을 청해오시면 어떤 방법으로든 도와드리려고 하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재정 문제도 하나님께 내려놓을 때 답을 얻었다는 것이다.

풍선나라를 운영하면서, 특별한 경험도 많이 했었다는 그는 “한번은 1주년 추모식에 풍선으로 장식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 고객은) 살아있었다면 고등학생이었을 아들의 1주년 추모식에 친구들이 올 텐데 너무 슬픈 모습으로 보이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풍선장식을 의뢰하셨어요. 그래서 하얀색 풍선과 옅은 하늘색 풍선으로 꾸며 드렸죠. 특이하고 색다른 경험이었지만, 풍선이 ‘위로’의 도구로 쓰일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니 뿌듯했습니다.”

김지연 집사가 5년 간 풍선사업을 해 오면서 느낀 것은 어떤 것인가 라는 질문에 그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어요. 나와 생각이 맞고 일할 때 부담이 없는 사람과 만나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과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더라고요”라고 답했다.

늘 고객의 의뢰에는 비평이 아닌 창조적 고민을 해왔다는 그는 “조금 어려운 모양으로 풍선을 의뢰하실 경우에도, ‘할 수 없다’는 말은 하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를 생각 하죠”라며 앞으로는 이벤트 총 관리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는 계획도 슬며시 내비쳤다. “앞으로는 단순한 풍선장식에서 나아가 교회행사나 결혼식, 파티를 총괄적으로 기획, 관리해 주는 이벤트 플래너 사업을 해보고 싶어요. 위로와 행복을 주는 풍선, 풍선사업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애틀랜타에 아직은 없는 이벤트 플래너가 제 또 다른 도전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