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림교회 박지용 목사를 만났다. 2007년 2대 담임목사로 박 목사를 맞아들인 엘림교회는 외적인 변화보다는 심정적인 안정을 경험하고 있다. 박지용 목사와 엘림교회는 2세에게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을 물려줄 꿈을 키우고 있다.

상실과 떠남…‘룻’을 통해 본 이민자의 삶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계획했다 뉴질랜드로 방향을 바꿔 비행기에 몸을 실은 박 목사 가정은 7년 유학과 목회를 마치고 미국 미네소타 루터신학교로 건너와 ‘Youth Ministry and Family Ministry(M.A.)를 졸업했다. ‘상실, 변화, 입성, 만남, 성실, 권면, 순종, 섭리, 관조, 확증, 축복, 족보’의 주제로 나눠진 <모험자 룻>은 당시 천대받던 이방여인 룻의 ‘인생역전’을 담고 있는 책이다. 나아가 ‘이민자’라는 타이틀을 지닌 우리의 삶 속에 개입하셔서 역전 시키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이야기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한 명의 이민자로 살아온 그의 이민목회에 대한 애환과 애정, 그리고 희망이 담겨있다.

이민목회가 어렵다고 하지만 성경 속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이민자’들이 아닌가? 박지용 목사는 이민목회의 가장 큰 보람은 ‘한 사람의 변화’라고 했다.

“사람을 키우는 목회를 하고 싶어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사람이 변화되는 것은 결국 하나님께서 하시고 목사는 그 손에 붙들린 도구일 뿐입니다. 한국에 있었으면 편하고 익숙한 환경에서 예수 안 믿었을 사람이 환경적인 요소든 심리적인 요소든 교회에 나오게 되고, 예수를 영접하고 변화되는 것을 볼 때가 가장 기뻐요. 역전의 인생을 꿈꾼다면 진짜 ‘인생역전’이 뭔지 알려주고 싶습니다.”

큰 산 이고 힘들어도 무너지지 않는 터널처럼

박지용 목사가 부임하기 전 교회는 여러 가지 갈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치유목회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성인 아이’ 문제를 연구해온 박 목사는 한 가족 안에서도 죄가 유전되듯이 교회에도 문제가 생기면 그걸 보고 자란 세대가 똑같이 반복한다면서 이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임한지 2년째,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보다 심방과 상담, 성경공부를 통해 잠잠하게 하지만 그 밑바닥에서 맑은 샘물을 내보내고 있다는 박지용 목사. 그가 인터뷰의 서두에서 ‘심정적인 안정을 찾아간다’고 운을 뗀 이유가 여기 있다.

“성도들에게 ‘터널론’을 늘 강조해요. 터널은 어떻습니까? 큰 산을 이고 있어도 무너지지 않고 버팀으로 유익을 줍니다. 터널 속은 어둡지만 희망의 빛을 볼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 이를 통해 축복의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부모가 터널이 되어 자녀들이 성장하는 것과 같은 이치예요. 비록 지금 많지 않은 수가 지탱하고 있지만, 기쁘게 감당하고 있습니다. 전날의 아픔이 오히려 너무 빨리 달리던 우리를 돌아보는 거울이 됐습니다.”

엘림교회는 늘 풍성하게 나누는 것이 두 가지다. 첫째는 당연히 복음이고 두 번째는 바로 음식. 서로를 아끼고 격려하며, 잔칫집같이 행복한 교회를 만들고 싶은 소망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풍성한 음식교제를 나누는 것이다.

▲인생의 후반전에 불을 붙이기 위해 불쏘시개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박지용 목사.
60대 교인들에게 ‘불’ 붙이는 비전 붙들고

“인생의 전반전을 ‘생존을 위한 성공’만 보고 달려왔다면, 후반전은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부임하고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성도들의 가슴에 불을 붙이라’는 말씀을 주셨어요. 적잖이 당황스러웠죠(웃음). 60대 성도들은 한번 불이 붙었다가 꺼진 곳이잖아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런 분들 가슴에 다시 불이 붙으면 정신 못 차리고 달려가겠구나!’라는 깨달음이 왔어요.”

박지용 목사는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생을 바치고, 남은 인생을 보낼 ‘의미’를 찾고 있는 성도들의 불쏘시개를 자처하고 나섰다. 동기부여만 된다면 자비량으로 어디든 떠날 준비가 된 실버선교의 광맥을 캐낼 수 있다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도들에게 선교 마인드를 심어주고자 조급함을 버리고 템포를 늦췄다. 올해 목회의 포커스를 ‘예배회복’에 맞춘 것도 하나님께서 가장 주목하시고 기뻐 받으시는 것이 바로 예배기 때문이다. 올바른 예배를 통해 내, 외적인 상처가 치유되고, 훈련 받으면 자연스럽게 삶의 모든 현장에서 부름 받은 선교사로 세워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다음세대가 이끄는 영향력 있는 교회를 꿈꾼다

비전을 묻자 단연 ‘2세 사역’을 꼽았다. 중년의 중산층이 두터운 마리에타 지역에서 엘림교회는 1세와 2세가 하나되는 꿈을 꾸고 있다. 언젠가는 1세대가 2세대의 도움을 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하는 박지용 목사는 교회의 큰 자랑인 ‘교육관’을 소개했다. 본당 건물에 버금가는 교육관은 100명 이상의 청소년들을 수용할 수 있고, 구석 구석 다음 세대를 향한 사랑과 기대가 묻어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발걸음이 가득하게 될 비전은 줄어 들지 않았다.

“언젠가는 2세들이 이끌어가는 독립된 교회를 세우고 싶습니다. 2세와 1세가 공존하면서 지역사회에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역을 감당하는 교회, 세상에 이질감을 주거나 유리되는 공간이 아니라 더불어 같이하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2세 사역자가 세워지면 끝까지 목회를 해서 성숙한 교회가 되도록 격려해주고 후원해줄 작정입니다. 2세가 주류사회에 들어가면 영향력이 막대하잖아요. 그들의 꿈과 가능성을 신앙 안에서 펼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 비옥한 토양이 되는 엘림교회가 되겠습니다.”

**엘림교회는…
엘림교회는 3090 Holly Springs Road, Marietta, GA 30062에 위치해 있으며 매 주일 오전 9시, 11시에 대예배를, 10시 30분에 EM예배와 주일학교를 갖는다. 이외에도 수요일 오후 8시에 예배를 드리며, 화-토요일 새벽 6시 하늘을 여는 새벽기도회를 갖고 있다. 문의 (770) 579-3546, (770) 570-07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