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노크로스 예배당으로 이전한 한마음장로교회 백성봉 목사를 만났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마음이 되어 이전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그는 토요일 새벽기도를 마치고 모든 성도들이 함께 청소하고 페인팅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며, 성도들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단 한 표의 반대도 없이 청빙
지난해 2월 한마음장로교회로 부임한 백성봉 목사는 본래 3개월만 설교 목사로 섬기고 타 주로 개척을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담임목사를 기다리던 성도들은 백 목사의 설교 첫 주부터 교회를 섬겨주기를 간청했지만, ‘일단 서로 기도해보자’며 주의 뜻을 찾았다. 3개월을 숙고한 끝에 청빙투표를 하고 결정하겠다고 제안한 백 목사의 마음 속에는 ‘한 표라도 반대표가 나오면 안 가겠다’는 결심이 있었다. ‘하나님의 뜻’을 보여달라는 기도이기도 했다.

“개척한 교회와 다른 교회가 합쳐지면서 얽히고 설킨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했지만 끝내 변화되지 않더라고요. 목회자가 문제 앞에서 분명한 선을 그어주지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임을 하면서까지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어요. 이후 교단에서 보내서 일시적으로 한마음교회에 온 것인데, 성도들의 간청에 아골 골짜기라도 가라고 하신다면 가지만 다만 한 표라도 반대가 나오면 안 가겠다는 결심이었어요. 정말 100% 찬성이 나오더라고요. 군말 없이 하나님 뜻으로 받아들이고 왔죠.”

4대를 이어오는 믿음의 가정
이민목회의 풍파 속에서도 백성봉 목사를 든든하게 붙들어 준 것은 4대째 이어내려 오는 신앙의 유산이다. 평안남도에서 당시 왕성했던 순회전도자의 전도를 받아 예수를 영접한 할아버지는 또한 순회전도자가 되어 일제치하에서 꿋꿋하게 믿음을 지키다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부모님은 장로와 권사로, 본인은 목사로 그리고 자녀들까지 기도와 눈물로 이어온 믿음은 이제 가풍으로 자리잡았다.

백성봉 목사가 부모님에게 어릴 때부터 듣고 자라 자녀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주일에 매매하지 말 것, 둘째는 십일조 도둑놈, 주일을 범하는 날 도둑놈 되지 말 것, 셋째는 매일 가정예배를 드린다는 것이다. 고리타분(?)한 아버지 말을 잘 따라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백 목사는 오히려 자녀들이 체험한 은혜를 간증했다.

“매일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온 가족이 통성기도를 해요. 아이들의 기도가 늘고, 뜨거워지는 걸 느낄 정도에요. 영주권 문제를 놓고도 매일 기도했는데 한달 만에 승인이 되는 걸 보면서 ‘아 정말 기도하면 된다’는 걸 체험했어요. 지금은 문제 앞에서 아이들이 더욱 기도하게 됐습니다. 주일에는 뭐 안 사주니 토요일에 미리 사달라고 하죠(웃음).”

바른 신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
한마음장로교회가 추구하는 표어는 한 마디로 ‘바르게 사는 것’. 백성봉 목사는 ‘바른’의 의미부터 바로잡아 줬다. 종교개혁 당시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던 개혁자들의 말을 좇아, 성경은 하나님의 정확하고 무오한 말씀이라는 것이 전제 되야 하며, 핍박을 무릅쓰고 이 신앙을 지키고자 했던 청교도들이 ‘바른’ 신앙의 표본이라고 덧붙였다.

“청교도들도 우리와 같은 이민자들이었습니다. 오히려 더 열악할 때 와서 신앙의 꽃을 피웠어요. 우리는 더 나은 환경에 있으면서도 못하고 안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고, 부정적, 불신앙의 신화에 빠져있어요. 이민목회가 예상보다 열악하고 힘든 건 사실이지만 불신앙과 죄의 습관을 끊어버리고, 말씀 본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바른 신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백성봉 목사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교회 프로그램이나 성경공부라는 외형적인 것에만 매달려서는 내면을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경이 말하는 진정한 부흠은 숫자가 많아지고 예배당이 세워지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렇다고 성경공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성경공부라면 지긋 지긋하다’며 손사래 치고 도망가던 장로님이 얌전한 학생(?)으로 변화돼, 지금은 ‘성경공부 안 하면 서운하다’고 할 정도로 은혜 받고 도전 받고 재미있는 성경공부를 성도들과 함께 하고 있다.
▲노크로스로 새롭게 이전한 한마음장로교회 본당.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예배하고 친교할 수 있는 처소가 마련됐다.


언덕 위에 세워진 교회로
“제 목회의 꿈이 있다면 예배당 세우는 것보다 성도들의 마음 속에 하나님의 아름다운 성전이 지어져 가는 거에요. 하나님의 말씀이 왕 노릇 하는 ‘언덕 위에 교회’를 꿈꾸는 거죠. 청교도들이 미국 땅을 밟으면서 서원한 것도 영국이 부러워하고 우러러보는 신앙의 나라 ‘언덕 위의 도시’였어요. 한마음교회가 아직은 여러 면에서 부족하지만 세상에서 인정받고 사람들에게 칭송 받는 교회가 되도록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꿈이 그를 이끌었을까? 2000년 도미한 백성봉 목사는 이민목회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있었다. 청교도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미국에서 목회를 해보자는 막연한 계획을 갖고 있던 그는, 더 나이 들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7년간 안정적으로 자리잡아 가던 목회를 과감히 사임하고 떠나왔다. ‘언덕 위에 교회’에 대한 갈망은 경제적으로, 목회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신앙만큼은 망하지 말자’는 말로 스스로를 채찍하고 가족을 이끄는 힘이 돼줬다.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과 목회자들의 교육, 교제의 장을 마련해보고 싶은 소망을 드러낸 백성봉 목사.
목회자 섬기는 일 해보고 싶어
‘이런 이야기 해도 되나’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연 백성봉 목사는 “앞으로 한마음장로교회를 통해 두 가지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 중 첫 번째가 한인커뮤니티 구제사업으로, 이민자로서 느끼는 것과 교회협의회 서기를 하면서 동포들의 삶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것을 양분 삼아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역 목회자들을 위한 배움과 교제, 기도의 장을 여는 것. 양떼를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기 위해 목회자는 죽을 때까지 배우고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월요 목회자 학교’를 한마음장로교회에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민교회는 기도와 예배, 심적인 것까지 모든 면에서 약해요. 하지만 그 가운데 신앙의 꽃을 피우는 것이 진짜 신앙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명 한 명을 바르게 세워서 교회가 세상을 가르치고, 선한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는 힘을 가진 한마음장로교회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한마음장로교회는…
한마음장로교회는 4405B International Blvd., Suite 112, Norcross, GA 30093에 위치하고 있다. 주일 오전 11시 대예배와 같은 시간 유스예배와 주일학교, 오후 1시 15분부터 성경공부를 갖고 있다. 또한 수요일 오후 8시 수요예배를, 금요일 오후 8시 30분 금요찬양기도회를 갖고 있다. 전화 (770)446-5288, (678) 549-125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