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잉글리쉬’ 인기강사로 잘 알려진 순복음세계로교회 박정수 목사를 만났다. 조지아 몰 근처에 위치한 교회는 예배당으로 개조한 차고부터 친교장소로 사용하는 1층, 널따란 앞마당, 뒤로 둘러싼 우거진 숲까지…오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는 묘미가 있다. 아무런 개척멤버 없이 가족으로만 시작한 순복음세계로교회는 8년이 지난 지금 6 에이커에 세워질 성전을 꿈꾸고 있다. 열정의 사람 박정수 목사와 아름다운 찬양으로 심령을 매만지는 박은미 사모, 그리고 천사 같은 딸 해림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복싱으로 세계제패 이후엔 통닭장사?
어릴 때부터 싸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박정수 목사는 차라리 복싱을 하라는 사촌형의 권유에 권투를 시작했다. 세계제패까지 꿈꾸던 박 목사는 권투로 돈 벌면 미국 와서 통닭장사를 하겠다는 소박한(?) 꿈도 있었다. 브레이크 풀린 기차처럼 거칠게 달려가던 그에게 인생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다. 혈기가 왕성하던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던 그가 과격한 주먹다짐으로 상대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내고 돌아와 이를 수습하기 위해 500만원이라는 당시로서는 큰 돈을 물어줄 일이 생긴 것. 어머니는 “더 이상은 이렇게 못살겠다”고 장탄식하셨고, 박 목사는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권투를 접고 동네 개척교회를 제 발로 찾아갔다.

“동네에서 교회에 다니던 한 친구가 있었는데 정말 착했어요. 그 친구의 영향으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 수련회를 간다고 하더라고요. 수련회가 뭐냐고 물어보니 장기자랑하는 거라고 해서 유행가 3개를 준비해서 갔어요(웃음). 2000명 청소년들이 전국에서 모인 큰 집회였는데 항거할 수 없는 성령을 체험하고 신학대를 가게 됐습니다. 인생역전이었죠.”

무조건 외우고 또 외웠지만…현지에서 막혀버린 영어
순복음신학대학(현, 한세대)에 입학해 늦깎이 공부를 시작한 박정수 목사는 필리핀선교 비전을 품고 본격적으로 영어공부에 매달렸다. ‘무조건 외우라’는 친구의 조언에 중학교 1학년 영어책을 말 그대로 무조건 외웠다. 중학교 1, 2, 3학년 책을 다 외우고 고등학교 책은 12번씩 통독한 이후 필리핀으로 떠났지만 그간 노력에도 불구하고 말 한마디 나오지 않았다.

“막상 현지에 가보니 그 동안 외우기만 했던 게 아무런 효과가 없었어요. 외운 문장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응용이 안되고, 설교를 해야 하는데 문장 작성은 더욱 힘들었죠. 다시 문법책 사들고 독학을 시작했어요. 문법이 다져지고 패턴을 암기하니 회화가 따라오더라고요. 이후 필리핀 아시아 태평양 신학대학원 신학석사 과정을, 영국 버밍햄대학 대학원에서 선교학 석사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독학으로 시작한 영어공부가 열매를 맺어, 사모아 신학대학에서 교수 선교사로 사역하고 SC 콜롬비아에서 미 하나님의 성회 기독교 선교교회 부목사로, 38개국 인종이 모인 애틀랜타 성막교회에서 국제인 담당목사로 섬기며 틈틈이 영어과외를 할 실력까지 됐다.

▲이민자들의 수준과 생활에 딱 맞는 트럼펫 잉글리쉬가 나오기까지 박정수 목사의 손을 거쳐간 수많은 교재들.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트럼펫 잉글리쉬’
가족들과 아파트에서 개척을 시작한 박정수 목사는 생계가 막막했다.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아이디어를 주셔서 유료영어클래스를 시작했다. ‘고속기차영어’ ‘살기 위한 영어’ ‘일기장 쓰기’ ‘그림공부’ 등 ‘트럼펫 잉글리쉬’가 나오기까지 이민자들의 수준과 요구에 맞춰 고쳐 쓰기를 수십 번, 문법을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기초부터 시작해 회화에 적용시키고, 문장을 쓰고 말하고 응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제가 탄생한 것이다.

‘트럼펫 잉글리쉬’는 250페이지 분량의 교재 속에 필수문법에 맞게 단계별로 구성된 회화패턴 80개, 주제별 필수단어, 인사, 쇼핑, 인터뷰 등 일상생활에 유용한 표현으로 엮여 있다. 미국 교사의 발음으로 제작된 CD 6장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트럼펫 잉글리쉬를 통해 얻는 모든 수익은 성전건축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트럼펫 잉글리쉬가 다른 영어교제와 다른 가장 큰 특징은 ‘배운 만큼 회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예 기초가 없는 이민자들은 문장을 통째로 외워도 상황이 조금만 달라지면 응용이 안돼요. 기본 문법 패턴을 암기하고 사업체나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표현을 제시해 직접 문장을 만들어 쓰게 하고 발음까지 현지인 교사가 들려주니, 혼자서도 틈틈이 공부할 수 있고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Trumpet’(트럼펫)이라는 단어 하나하나에는 영어공부에 대한 그의 철학이 깃들여 있다. Try it, Repeat it, Use it, Make it, Practice it, Enjoy it, Triumph! 시도하라, 반복하라, 사용하라, 만들어라, 연습하라, 즐겨라, 승리의 나팔을 불 것이다!라는 뜻이다. 기드온 용사 300명이 불었던 나팔처럼, 믿고 따라하면 영어 정복의 나팔을 불 것이다!

전 성도가 섬기는 Apron Ministry
박정수 목사 부부는 주일 설교가 끝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앞치마를 두른다. 국 푸는 일을 했다가, 부엌도 좁은데 덩치 큰 목사가 왔다 갔다 해서 쫓겨나 지금은 커피 타는 일을 전담한다고 웃는 박 목사. 남자가, 그것도 목사가 앞치마를 매주 두른다는 말에 놀랍기도 했지만, 모든 성도가 앞치마 두르기에 거리낌이 없다는 말에 감탄이 나왔다. 심지어 유년부 어린이들까지 자기 앞치마를 찾아 나선다고 하니…그 이유와 목적이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실 때 허리춤에 수건을 두르셨듯이 교회 안에서 형제를 섬기고 사랑하는 상징적인 표현이 앞치마라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직분자들이 먼저 앞치마 두르고 국도 나르고, 쓰레기도 치우고 하다 보니 교회 전체 분위기가 섬김이 됐어요. 개척 때부터 함께해 온 성도는 남들이 꺼리는 일만 도맡다 보니, 누구도 그 성도가 그렇게 오래된 멤버인지 모를 정도에요. 그 덕에 교회 와서 어깨에 힘주고, 자기를 드러내려고 하는 분들은 적응을 못하고 2-3주 안에 슬며시 빠지더라고요.”

앞으로 순복음세계로교회에서는 앞치마 사역을 발전시켜 구제와 섬김을 전담하는 앞치마 구역도 구상하고 있다.

▲하나님이 주신 천사 해원이와 함께 교회 앞에서 포즈를 취한 박정수 목사 가족. 해림이를 하나님의 도구를 쓰임받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기도제목이라는 박은미 사모의 사랑이 느껴진다.
하나님이 주신 천사, 해림이
박정수 목사 부부 이야기에서 11살 해림이를 빼놓을 수 없다. 박은미 사모의 앨범 자켓에 엄마와 함께 그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이 인상적인 해림이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박 사모는 딸이 가진 장애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아이가 가진 달란트를 발견, 해림이가 5살 때부터 발레를 시킨 ‘열성엄마’다. 치료발레로 시작했지만 기대 이상의 재능을 보이자 정식으로 발레학교를 찾은 그녀는 디렉터로부터 “장애아는 입학한 적이 없다”는 완곡한 거절에 부딪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번만 테스트해보고 결정하라”고 끈질기게 설득했고 해림이를 테스트해 본 디렉터는 입학허가를 내줬다. 4년째 발레스쿨을 다니고 있는 해림이는 발레뿐 아니라 워십댄스, 재즈댄스까지 두루 섭렵했다.

“자기 필링(Feeling)대로 몸을 움직여요. 전문가에게 의뢰해 곡에 따라 해림이에게 맞는 안무를 만들어줘요. 장애아라고 적당히 하지 않았어요. 발 품도 팔고 확실히 투자해서 앞으로 해림이가 하나님을 찬양하는 도구로 쓰임 받도록 준비시키고 있어요.”

곧 학교를 마친 해림이가 해맑은 미소를 머금고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또렷하게 인사하는 해림이를 보며 아이를 위해 수없이 눈물 흘리며 기도했을 박 목사 부부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

모이자, 흩어지자, 뻗어가자 세계로!
아직은 개척 수준이지만 세계로순복음교회가 품은 비전은 크고 넓다.

그 가운데 교회의 약자를 따서 만든 ‘AWOC Award’(세계로 상)는 공공기관과 학교 등 미 주류사회 속에서 모범이 되는 인사를 추천 받아 공정한 심사를 거쳐, 적지 않은 액수를 상금으로 내걸어 ‘누구나 받고 싶은 상’으로 만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지역 선교에 대한 비전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성도가 행복해하며, 이웃이 칭찬하는 교회를 만들어가는 목회가 목회철학입니다. 개척교회지만 물질적으로 타협하지 않고, 건강한 교회를 꿈꾸며 성도 한 명 한 명을 귀하게 여기고 든든하게 세워나가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파워 있고 영향력 있는 교회로, 모두가 섬기는 아름다운 순복음세계로교회를 기대해주세요”

**순복음세계로교회는…
미 하나님의 성회 소속 순복음세계로교회는 매주일 오전 11시 ‘생명력 있는 말씀, 살아있는 경배와 찬양, 능력의 기도가 넘치는 예배’를 드리고 있다. 같은 시간 어린이 예배가, 오후 1시 30분에는 청소년 모임과 청년회 모임이 마련돼 있다. 금요일 오후 8시 30분에는 강해설교가 곁들여진 저녁기도회가, 화-금요일 새벽 6시 역시 강해설교가 있는 새벽기도회를 드리고 있다. 위치는 2220 Sunny Hill Rd., Lawrenceville GA 30042, 문의 (770) 338-7677, awoc21@bellsouth.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