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갑 교수
콜롬비아신학대학원에서 예배음악 교수를 맡고 있는 허정갑 교수의 예배탐방 이야기를 싣는다. 미국교회를 중심으로 예배의 모습을 때로는 진솔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전달하는 필자의 시각을 존중해 되도록 본문 그대로 싣는다. 시기상 맞지 않는 것도 있지만, 탐방한 교회의 역사적인 배경이나 예배 모습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자 편집을 최소한으로 했다. 아래 글에 대한 모든 저작권은 한미목회연구소(www.webkam.org)에 있다. -편집자 주-

애틀랜타 근방 동쪽 Lithonia에 위치한 뉴버어쓰 선교침례교회는 15,000 여명의 출석교인을 자랑하는 미국에서 14번째로 큰 대형교회이다(Outreach Magazine, 2008). 한 번에 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성전이 있기에 주일 아침 7시와 10시 30분 2번의 예배를 한곳에서 드리고 있다. 이곳은 100% 흑인교회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딸 Bernice King이 이 교회 부목사인지라 그의 어머니 Coretta King의 장례식을 약 3년 전 중계된 곳으로 유명하며 미국의 흑인 교회 중 제일 큰 건물과 교인수를 갖고 있다. 주보나 안내서 없이 시작된 10시 30분 예배는 12명의 핸드벨 앙상블로 조용히 시작되었다.

원형에 극장식 고정의자, 그리고 80여개의 만국기가 발코니 레일을 따라 걸려있지만 한국 태극기는 보이질 않는다. 한국 이민자의 많은 수가 흑인들을 대상으로 돈을 벌어 백인동네에서 거주하며 돈을 쓰지만 정작 흑인들을 위한 일에는 관심이 없음을 드러내듯 이들에게도 한국이란 존재가치는 어디에도 없음을 확인하는 것 같아보였다. 예배처음 시작에는 발코니가 거의 비어있었으나 3시간 진행되는 예배 마지막 부분에서는 모든 좌석이 거의 채워졌음을 보았다.

대형성가대와 리듬악기가 온 회중과 함께 박수와 열정의 뜨거움을 모아가며 찬양을 인도한다. 젊은 남성인도자는 강력한 찬송을 되풀이하며 반음씩 음을 높여가며 십여분동안 같은 찬송을 계속하여 이끌어간다. 그리고 기도 후에 조용한 프레이즈 찬송으로 다시 시작한다. (CCLI 카피라이트 문구가 스크린에 투영된 모든 찬송에 실려 있다.)

▲에디 롱 목사 ⓒ 뉴버어쓰 교회 홈페이지
뉴버어쓰는 1939년도 침례교로 시작된 교회이다. 1987년 에디 롱(Eddie Long) 담임목사의 취임 후 몇 번의 이사를 통하여 지금의 대형교회가 되었다. 이들의 흑인교회 특유의 힘 있는 찬양과 열정적인 예배는 회중의 적극적인 참여의 모습, 즉 수시로 일어서서 손뼉 치며 찬송함으로 이루어진다. 부활절 광고를 비롯하여 새로 온 사람들을 환영하며 평화의 인사를 나눈 후 담임목사 사모가 일어나 봉헌을 위한 안내와 기도를 드린다.

이 특이한 사항은 흑인교회에서는 평이한 모습으로서 이들은 담임목사 사모를 영부인(First Lady)이라고 부른다. 사모의 두드러진 지도력을 흑인교회는 권장하고 있으며 교인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녀는 다른 흑인교회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봉헌기도에 헌금봉투를 오른 손에 높이 들고 기도한다. 이것이 첫 번째 헌금인데 청소년 학생들이 어른들과 함께 헌금위원으로 봉사하고 있음을 보았다. 헌금위원들이 퇴장하자 곧 이어서 두 번째 헌금인 구제헌금으로 드려지며 제단 앞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한다. 비숍으로 불리는 담임목사가 두 번째 헌금을 하고 가는 사람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인사하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흑인교회 예배를 보면서 확인됨은 이들 또한 한국교회와 마찬가지로 교단의 차이로 예배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인종의 동일성으로 대부분 흑인교회의 예배적 정서가 서로 비슷함을 보았다. 2시간이 넘는 예배, 그리고 음악의 잔치성, 또한 목회자를 중심으로 입증되는 리더십이 그것이다. 드디어 에디 롱목사가 입을 열기 시작하자 회중의 반응이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감사하는 삶에 대한 고백이 이어지자 회중은 작자의 자리에서 일어서며 박수와 큰 소리로 ‘할렐루야’와 ‘예수님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찬양의 절정을 이루어간다. 서로를 끌어안고 기도하며 서로의 감정을 감추지 않고 나누며 성가대와 음악팀은 더욱 찬양의 볼륨을 높여간다. 이곳은 오순절 교단이 아니다. 방언의 기도소리도 듣지 못하였다. 그러나 순복음의 정열보다 더 강열하고 뜨거운 성령의 움직임이 회중을 감싸 안고 있다.

또한 회중 이곳저곳에서 발생한 상황은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여 미처 억제하지 못한 반응들이 여기저기에서 생겨났는데 목사와 성가대는 그들을 그대로 수용하며 기다릴 줄 아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어떤 특정한 예배의 형식적 프로그램으로 몰아가지 않고 회중 속에서 성령의 임재를 존중하며 모두 함께 하기를 위하여 침묵을 유지한다. 회중 속에서 어떤 이는 노래하고, 춤을 추는 등 여러 가지 모습으로 각자의 은혜를 표현할 때 목사는 회중의 참여를 존중하며 성가대석을 바라보면서 침묵의 기도에 임하고 성가대는 조용한 찬양을 시작한다. 성가대는 가장 작은 소리에서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큰 목소리의 다이내믹을 조성하며 인도한다. 그리고 회중을 읽을 줄 알고 또한 기다리며 인도할 줄 아는 목회자와 예배인도자는 여유 있는 모습으로 함께한다. 그러하기에 회중은 목회자에게 더 집중하고 그의 외치는 복음의 소리를 더욱 기다리게 되는 것 같다.

▲ⓒ 뉴버어쓰 교회 홈페이지
매주 같은 진행인지 아니면 오늘의 특별한 모습인지 모르겠지만 설교자는 감색양복의 웃옷을 벗고 반팔의 하얀색 로브를 걸쳐 입는다. 그의 건장한 팔뚝근육이 드러난 모습이다. 설교를 시작하려는데 시계를 보니 예배 시작한지 1시간 40분이 지났다. 그는 지난 19년 결혼생활을 감사하며 이번 주에 있을 부부세미나에 대한 안내 및 부부관계에 대한 강의의 간단한 맛보기를 전한다. 그의 전달과 반응에서 강한 리더십, 그리고 그가 사랑받는 리더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온 세계에서 20-30만의 사람들이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이 예배를 시청하고 있음을 전하며 그는 지극히 편안한 자세와 뜨거운 열정의 도가니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다양한 감성과 감정을 드러내는 예배와 설교의 현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본문은 마태복음 13장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소개하며 주고받는 대화체 설교를 진행한다. 이는 오늘의 예배가 즐거움이 아닌 변화하는 회중에 그 목적을 두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예배에 임하는 자의 모습을 열거하고 있다. 예배의 장소는 캐주얼한 곳이 아니고, 또한 병원의 응급실도 아니며, 오히려 주요한 목적의 선교적 요새임을 주장하고 있다. 설교의 내용 또한 예배의 진행과 닮은꼴로서 축제의 방향을 향하여 잡담, 조크, 그리고 성경말씀이 혼합되어 회중과 함께 그 진행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마7:24-27 말씀 모래 위와 반석위에 집지은 자들의 모습을 열거하며 캐주얼 모임이 아닌 하나님의 공략적인 계획된 예배자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풍랑이 다가온다. 폭풍과 함께 닥친 경제공황의 현실에서 투자의 심리가 아닌 하나님나라에 전적으로 올인 하는 신앙인의 모습을 호소하고 있다. 쉽고, 재미있고, 알아듣기 편한 언어로, 그리고 한마디 한마디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회중의 참여가 예배를 역동적으로 생동감 있게 하고 있다.

3시간 예배이다. 예배순서를 알리는 주보도 없다. 그러나 여기에 익숙하여지면 1시간 예배가 재미없어질 것 같다. 오후에는 히스패닉을 위한 스페인어 예배가 있음을 보면서 성장하는 대형교회의 위력을 보았다. 전도와 선교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대형교회는 그 근원을 3,000(행2:41)명에서 시작하고 있다. 흑인교회로서 크고 성공적인 교회가 많지 않은데 이곳은 매우 아름다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고 또한 앞으로 주목되는 히스패닉을 위한 선교적 사명에 충실하고 있음을 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