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가톨릭 교구가 면죄부 발급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뉴욕타임즈(NYT)는 현 베네딕토 교황이 지난 3년 간 연례행사의 일환으로 9 차례 가톨릭 교회 면죄부 발급권한을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1517년 교황이 면죄부를 판매하다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운동을 촉발한 뒤 가톨릭 교회는 1567년 면죄부 판매가 금지했다. 그러나 200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 세가 새천년 축하 의미에서 주교들에게 면죄부 발급 권한을 주었고, 현 베데딕토 16세 체제가 들어서면서 전세계적으로 면죄부 발급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는 고해성사, 성찬식 등을 치루고, 교황을 위한 기도를 하면 죄사함을 받을 수 있는 면죄부를 발급해 준다는 식이다.

카톨릭에서는 고해성사를 한다해도 곧바로 천국에 가지 못하고 지옥과 천국의 중간에 있는 연옥에 머물러야 하지만 면죄부는 이 기간을 단축시키거나 없앨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타임지(Times)에서는 지난 22일 이번 면죄부 재발급 사건에 대해 “가톨릭 종교는 고등학교 자원봉사시간을 채우듯 선행을 위한 종교로 전락하고 있다”고 논평했으며, “면죄부가 가벼운 교회광고수단 혹은 영적생활로 이끄는 한 방법이 될 수는 있으나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분별하고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혼란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면죄부 효과에 대해 한 신부는 “20년 동안 한번도 고해성사를 하지 않았는 데 면죄부는 내게 아직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뉴욕 브루클린의 니컬러스 디마지오 주교는 “우리가 면죄부 발급을 다시 하게 된 것은 세상에 죄가 가득찼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를 반대하는 사람은 신의 용서는 주어진 것이며, 사람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루터파 목사인 마이클 루트는 “우리의 주된 문제 의식은 신의 축복을 계량화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