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선교회 정운길 훈련원장
의료기술 발달과 생활 수준 향상으로 노년층 인구가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65세를 기준으로 한국의 노인인구는 이미 400만명을 넘어섰으며 곧 평균수명 100세도 무난히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 맞춰 작년 극장가에서는 실버 세대의 사랑을 그린 영화 <어웨이 프럼 허>와 <버킷 리스트>가 개봉돼 ‘아직도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를 외치는 멋진 실버들이 주인공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인생은 60부터라’는 말도 옛말. 이제 ‘인생은 70부터’라는 말도 실감날 정도다.

교회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이미 많은 수의 은퇴 노인들이 여생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평생 교회를 섬기며 활발하게 활동해 온 이들이 한인회나 노인대학 등의 프로그램으로 만족을 얻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그렇다고 무기력하게 천국행을 기다릴 수도 없는 일. 은퇴 이후 2-30년의 여생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살 날은 많고 할 일은 없다’고 한 숨쉬지 말고 남은 인생을 ‘선교’에 헌신하라고 제안하는 실버선교회 실버선교훈련원장 정운길 선교사를 만났다.

지난 28일 만난 그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했다. 실버선교훈련원장으로 북미 전역을 두루 다니며 실버 세대를 교육하고 새로운 삶과 비전을 심어주는 정운길 선교사에게 지금의 삶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선물과 같다.

고등학교에서 30년간 영어를 가르쳤던 그는 남서울교회 선교위원장이기도 했다. 선교현지답사를 위해 자카르타에서 시드니를 가던 도중 이상기류를 만난 정 선교사는 ‘여기서 살려주시면 선교지로 나가겠다’고 서약했고 귀국 후 곧바로 사표를 냈다.

태국으로 선교를 나가 선교사자녀학교를 설립하는 등 7년 반을 생활한 그는 안식년 차 찾은 미국에서 새로운 비전을 발견하게 된다. 실버선교회에서 기회가 닿아 강의를 했다가 훈련원장 자리까지 제안 받게 된 것. 약간의 망설임도 있었지만 하나님의 뜻 임을 확신한 이후 실버 세대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힘차게 달리고 있다.

시카고에서 시작된 실버선교훈련은 필라델피아, 달라스, 애틀랜타, LA 등 전국 20여 곳에서 계속되고 있으며 1999년 창립된 이해 950여명이 졸업생을 배출했다. 놀랄만한 사실은 이 가운데 75가정 이상이 선교지로 나가 선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훈련 받은 사람들이 너무 행복해 합니다. 무기력하던 인생에 목표가 생기고 새로운 삶에 시간가는 줄 모르죠. 30세 에도 애 늙은이 같은 사람이 있는데 이들은 70~80대에도 청년 같은 열정을 가지고 선교를 나가요. 선교사들은 먹는 것부터 입는 것, 자는 것까지 완전히 새로운 삶,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도전하는 삶에는 퇴보가 없습니다.”

실버선교사들의 주된 역할은 현지선교사들을 돕는 일이다. 은퇴하기까지 오랜 신앙경력을 갖고 있는 이들은 평생을 일해왔던 전문인이인데다가, 이민생활에서 얻은 다문화권 생활 경험으로 현지에 대한 적응력도 뛰어나다.

약사, 간호사 부부가 제약회사 부사장 자리를 버리고 하루 아침에 캄보디아로 떠나거나 과거 브라질 이민경력을 갖고 언어구사와 현지 생활에 능통한 선교사 등 현지에서 몇 사람의 몫을 하며, 현지 선교사에게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실버 세대 선교사들의 장점은 이뿐 만이 아니다. 대부분은 은퇴연금을 받거나 노후를 준비해 놓은 상태로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어 자비량 선교가 가능하다. 또한 선교사들에게 가장 어려움 중 하나인 선교사 자녀문제도 없다.

물론 약점도 있다. 건강이다. 때문에 선교사들 대부분은 3~4시간이면 갈 수 있는 중남미에서 선교한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치료를 위해 현지 선교사에게 말하고 곧장 돌아온다. 건강이 좋지 않으면 오히려 현지 선교사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 선교사들의 평균 선교기간이 7,8년임을 생각할 때 건강하기만 하면 10~20년도 거뜬히 사역할 수 있는 실버 선교사에게는 강점이 더 부각된다.

“천국이 가까워지고 나이가 들면 말씀대로 살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실버세대는 이 땅의 삶이 다가 아님을 기억하고 죽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유서는 쓰셨습니까? 장기기증은 하셨습니까? 유산의 1%를 선교기관에 기증하셨습니까? 선교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거죠”

제2의 삶을 제시하는 실버선교회 ‘21세기 선교세미나’는 2월 1일(주일)까지 새한장로교회(송상철 목사)에서 진행되며 오는 2월 15일~21일 화평장로교회(조기원 목사)에서, 22일~28일 새생명침례교회(문명길 목사)에서 개최된다.

문의) 847-612-8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