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전한 존 바투식 교육장로(위), 광고와 함께 감사를 전한 존 박 시무장로(아래)ⓒ 김앤더슨 기자
1990년 한국인이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가진 한인 1.5세와 2세들이 모여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성경공부를 인도한 드와이트 린튼(Dwight Linton) 목사는 여러 해 한국에서 선교사로 헌신하며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에 익숙한 적임자였다. 1년이 지나 교회창립의 필요성을 느낀 이들은, 린튼 목사를 중심으로 미국교회를 빌려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고, 약 3년이 지나 당회가 구성됐다.

지난 주일(18일) 오후 3시, 알파레타 킴벌브릿지로드에 자리잡은 오픈도어커뮤니티쳐치의 18주년 기념 및 성전입당예배의 풍경은 조금 달랐다. 잔잔한 영어찬양이 흐르는 가운데, 한인들이 대부분 앉아있었고 곳곳에 백인과 스패니쉬, 흑인도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다. 쌀쌀한 날씨지만 한 무리의 어린이들은 교회 앞 마당에서 뛰어 놀고, 식당에는 김밥과 파스타가 준비되고 있었다.

오픈도어쳐치는 한국어 중심의 교회에서 언어의 장벽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미국교회에서는 문화와 정서적 괴리감으로 뿌리내리지 못하던 영어권 한인들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100여명의 안정적인 교회로 자리잡은 오픈도어쳐치는 지난 18년간 여러 장소를 전전하다 2년 전 지금의 성전부지를 구입해 깨끗이 수리한 후 오늘 입당예배를 드렸다.

특히, 예배에서 기도와 광고를 한 존 박 시무장로는 성경공부를 만든 창립멤버로 이날의 감격과 감동이 그 누구보다 더했다. 예배 이후 인터뷰에서 자신은 1.3세 정도라고 소개한 박 장로는 “현재 성도의 90퍼센트 이상은 한국인이다. 나머지 10퍼센트는 백인을 중심으로 타민족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국과 인연이 있는 분들이다. 영어로 모든 예배가 진행되고 있으며, 아이들이 40퍼센트 정도로 많다. 구성원의 민족성이 다양해지고 있어 완전히 한인교회(Exclusive Korean Church)라고 부르지는 않는다”라고 교회의 상황을 언급했다.

이날 말씀을 전한 존 바투식 교육장로는 ‘The Consumed Church(1 Peter 2:9-10)’는 “교회는 하나님의 연민(Compassion)을 가져야 한다. 하나님을 찾는 이들에게 이것을 전달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Mission)이기 때문이다”라며 앞으로 교회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당부했다.

지나온 한 세대 동안 급격하게 증가한 이민자들로 엘에이나 뉴욕 등지에는 소위 메가쳐치라 불리 울 정도의 대형한인교회들이 나타나고 있고 애틀랜타 지역에도 한어권 중심의 대형교회들이 안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한 세대가 더 흐른 후 이들의 ‘덩치’가 그대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라는게 1세 교회의 현실이다. 이 가운데 애틀랜타 최초이자 유일한 한인영어권교회가 가는 길은 다른 대안에 목마른 이들에게 하나의 해답이 될 수도 있고 오답이 될 수 도 있어 주목되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오픈도어쳐치의 고민도 여전하다. 가장 큰 고민은 현재 담임목사가 없다는 것이다. 18년 교회 연혁에서 창립 목사인 린톤 목사 이후 총 5명의 목회자가 거쳐갔는데, 가장 긴 시간을 시무했던 윌리암 영 진 목사도 5년에 불과할 정도여서 성도들과 같은 비전과 방향을 갖고 교회를 이끌어 가는데 어려움이 엿보인다. 지금은 교단에서 파송한 로버트 브래드버리, 로버트 스윗 목사가 임시직으로 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목회자 청빙의 과정에 있다.

그럼에도 오픈도어쳐치가 희망적인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대부분 교회를 떠난다는 소위 ‘조용한 탈출(Silent Exodus) 세대’의 고민에서 시작되어 이들이 주체적으로 이끌어 가는 교회라는 것, 온전한 헌신을 꺼려한다는 2세들이 스스로 성전을 마련 한 것 마지막으로 다민족사회인 미국에서 일본인도 집사로 세우는 등 안정적으로 변화를 수용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도어쳐치가 앞으로 구원의 넓은 문을 더욱 활짝 열어, ‘조용히 교회를 탈출한’ 2세들을 담는 양의 문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