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지역의 역대 최저 기온이 갱신되는 등 강추위가 서북미 지역을 강타하는 가운데 폭설까지 내리고 있다. 북극을 덮고 있는 찬 기류의 영향으로 인한 이번 한파는 1990년 이후 가장 긴 강추위로 알려졌다. 서부 워싱턴주 곳곳은 최저 기온이 10도대로 떨어졌으며, 동부 워싱턴 주의 경우 영하 대로 수은주가 떨어진 곳도 있다. 또한 지난 17일에 이어 이번 주말에는 눈이 내리고 있다. 이로 인해 도로 곳곳이 막히고 비행기 운행이 중단되고 있다.

알래스카와 호라이즌은 21일 오후부터 시택 공항 이착륙 서비스를 중단했다. 더불어 알래스카 에어라인은 포틀랜드와 시애틀 출발, 도착 비행기 편 모두를 운행 중단했다. 이로 인해 수천명의 승객들이 밤새 공항에서 밤을 지샜으며, 이 중 상당수는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공항 관계자들은 "이런 혼잡은 30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앰트랙과 그레이하운드 운행 역시 지연되고 있다.

주교통부는 지난 주 눈이 내린 후 시애틀과 캐나다 국경 사이 I-5 고속도로에 1백대의 제설차와 모래 살포차량을 동원해 길이 미끄러워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또한 12시간 교대 근무로 제설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레이니어 산과 노스 캐스케이드 국립공원을 지나는 20번 하이웨이는 예년보다 이른 지난 15일부터 폐쇄됐다. 한편 20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폭설로 인해 도로를 주행하는 차 중 다수는 체인을 감았다.

폭풍은 상점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눈 때문에 외출을 꺼리고 있어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송년 모임과 연말 행사, 교회 기도회와 예배도 속속 취소되고 있다.

한편 가족 단위로 집근처에서 썰매를 즐기는 한인들도 있다. 주택가 인근 상점의 썰매는 이미 동났으며 도로로 나와 스노우 보드와 스키를 타는 행인들도 눈에 띄고 있다.

21일 현재 워싱턴주 전역에는 눈이 계속 내리고 있다. 기상대는 에버렛에서 타코마까지 21일 밤새 3-6인치의 눈이 더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눈발은 23일까지 이어진 후 24일에는 진눈깨비로 바뀔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