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종남 교수가 금융위기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행복론 강사'로 유명한 오종남 교수가 13일 베다니감리교회(남궁전 목사)에서 ‘금융위기, 지혜롭게 극복하는 길’을 주제로 경제학 특강을 열었다.

서울대학교 과학기술혁신과정 주임교수로 전 한국통계청장과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를 지낸바 있는 오종남 교수는 쉬운 예화들과 재치 넘치는 유머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쉽게 풀어냈다.

오 교수는 먼저 “지구촌시대가 도래하면서 미국의 금융위기가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닌 발 등의 불이 됐다”고 운을 떼고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과 한국의 위기, 폭등하는 환율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10년 동안 집값이 오르자 미국인들은 소득이 오른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소비와 투자를 일삼았다. 또한 머리만 굴려 돈을 벌어온 투자은행의 탐욕이 이런 위기를 불러왔다”며 “이는 정신차리라고 하나님께서 시련을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교수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향후 2-3년 후 경제에 대해 “적어도 2년은 예전 같은 호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직 터널에 들어오지 않았다. 앞으로 2년은 지루하고 힘들 것이다. 하지만 천천히라도 가며 체력을 비축해야 터널을 빠져 나와 가속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오종남 교수의 강의 내용이다.

미국발 금융위기 - 주연: 빌 클린턴, 조연: 앨런 그린스펀, 연출: 투자은행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자라났다.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그 당시를 잊지 못하고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들도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정책에 적극 동조해 5.25%이던 기준금리를 0.25%씩 17번 내려 1%까지 떨어뜨렸다.

금리가 낮아지자 주택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게 되고 우량주택담보대출과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났다. 투자은행은 이 대출을 담보로 한 채권을 가지고 천문학적 규모의 파생상품을 만들어 냈고 주택경기가 나빠지고 부실채권이 발생하자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게 됐다.

한국에는 무슨일이
한국은 2006년 5.1% 성장 2007년 5% 성장했다. 언뜻 보기에는 큰 성장을 했으나 속을 보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대기업 종사자는 15%,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85%인데 5%의 성장은 대기업이 주도했다. 따라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또한 매년 3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겨야만 학생들이 직장을 얻을 수 있으나 2008년 9만개 정도의 일자리만 생겼다. 최근에는 취업이 예전의 장원급제처럼 여겨질 정도이다.

왜 유독 한국만 환율이 급등하는가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다. 외환위기를 통해 한국의 금융시장은 지구촌 시대에 가장 잘 맞게 변화됐다. 곧 세계 금융의 흐름을 타게 된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도래하자 한국에 투자했던 미국 투자자들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투자금들을 회수하기 시작했고 한국은 달러가 부족해 졌다. 중국의 경우 2조 달러에 이르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도 상당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크게 영향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