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중반에 찾아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음성에 순종해 목자의 길로 들어선 이태호 목사는 하나님 주신 비전을 공유해 함께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가는 비전공동체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너의 동족에게 가라
‘어떻게 하면 주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드릴 수 있을까?’

나이 40이 되기까지 세상 재미에 쏙 빠져 살다가 인생의 중반에 돌아서던 어느 날, 한 남자의 고민이 시작됐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결심한 미국 행, 여느 이민자가 그렇듯 매일 매일 먹고 살기에 바빠 일상에 매여 달리던 이태호 목사를 예수님께서 부르셨다. 그 깨우쳐 주신 진리가 너무나 감격스러워 자신을 다 내어드린 이후, 온 가족이 헌신하는 평신도 선교사역에 동참하기 위해 하와이열방대학 YWAM(Youth With A Mission)의 제자훈련을 수료하고 미국 내 대도시를 돌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갓 이민 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평신도 선교사로 전도에 열심을 냈다.

하나님의 뜻은 그곳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너의 동족에게 가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마흔 일곱 늦은 나이에 텍사스 주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 입학해 목회학 석사를 마치고 2004년 목사로 안수됐다.

“인생의 중반에 갑자기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그 십자가 사랑에 무릎 꿇고 전 인생을 드리겠다고 헌신한 늦깎이 목사예요. 왕의 부르심을 늦게 받은 만큼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예수님을 섬기고 전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가정교회 중심으로 ‘한비전’아래 뭉쳐
‘평신도를 일깨우는 교회’를 비전으로 품고 2005년 1월 오클라호마에서 시작된 비전교회는 평신도 사역자와 가정교회 중심의 교회로 3년 동안 270명이 넘는 교회로 ‘급성장’했다. 한인수가 2,000여명 안팎인 현지사정을 고려해볼 때 ‘주님의 전폭적은 은혜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100여명 가까이 모이는 2세 영어예배는 한비전교회가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유다.

이태호 목사는 3년간 바울이 에베소 교회를 돌보듯 지극 정성으로 개척하고 세운 비전교회를 뒤로하고, 2007년 10월 애틀랜타에서 지금의 한비전교회를 개척했다. 오클라호마 비전교회에서 재정과 기도로 후원했고, 한 비전을 공유한 형제교회로 서로 필요한 것을 돕고 있다.

“한비전교회는 비본질적인 교회의 모순들을 과감히 혁신해 복음의 열정으로 불타는 평신도 사역자들이 이끄는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제가 오클라호마를 떠났지만 큰 어려움 없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 비결도 교회의 중심에 목사가 아니라 가정교회 리더가 있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비전을 품고 헌신하는 사람들을 통해 이런 아름다운 교회를 미국의 각 도시와 전 세계로 확장시켜 가자는 더 큰 비전을 갖게 됐습니다. 교단과 교파를 넘어서 ‘한비전’을 공유하고 교회와 교회를, 도시와 도시를, 지역과 지역을, 나라와 나라를 이어가는 꿈을 펼쳐가고 싶습니다”

2%의 교회 출석률 인디언…2세가 선교의 동력
▲한비전교회는 주님의 인도로 알게 된 인디언 지도자들과 함께 매년 여름 청소년 캠프를 열고 있다.
1492년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한 이후 ‘자유와 평등’을 외치며 발전과 성장을 거듭해오는 미국이지만, 그 이면에는 3천만 명에 이르는 네이티브 어메리칸 즉, 인디언들을 학살하고 정든 고향을 등지고 보호구역으로 강제 이주시킨 이율배반적인 과거가 있다. 잊혀져만 가는 인디언들을 위해 1세와 2세가 함께 나서 선교하는 한비전교회의 행보는 새로운 국내선교의 모형을 만들고 있다.

“오클라호마에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262,000명의 인디언들이 살고 있습니다. 과거 강제 이주정책에 의해 이곳에 정착했지만, 이들의 대부분이 알코올과 마약 중독, 가정파괴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인디언의 2%도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날부터 인디언의 영적 부흥을 위해 기도하던 중, 주님의 인도로 알게 된 인디언 지도자들과 함께 매년 여름 청소년 캠프를 열고 있습니다. EM 사역자인 한동윤 전도사와 영어권 2세들의 인도로 금년에는 수많은 인디언 청소년들이 그리스도께 돌아오는 은혜를 체험했어요. 헌신된 한인 2세 청소년, 대학생들이 자원해 청소년 지도자가 없어 안타까워하는 인디언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세대와 세대를 엮는 사역
2세가 교회 안팎으로 활발한 사역을 펼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교회의 뒷받침이 든든하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서조차 1세와 2세가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분리되고 멀어지는 것을 체감한 이후 교회와 가정에서 함께 예배 드리는 예배문화를 만들고자 한비전교회는 모든 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린다.

2세 사역을 담당하고 있는 한동윤 전도사와 서지윤 자매는 “애틀랜타 지역 2세 청소년들의 영적빈곤이 상당합니다. 큰 교회 위주로 몇몇 청소년 그룹이 형성되어 있는데, 그 안에 깊은 교제와 터치가 부족하죠. 부모님들은 KM예배에 가면서 아이들은 EM에 맡기지만 청소년들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그룹에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자 청소년사역팀은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의 삶 가운데 직접 들어가는 ‘스쿨 리치’를 부지런히 다닌다. 교회에서는 ‘천사’인 아이가, 학교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인 경우를 발견하기도 하고, 교회에서 다 말하지 못하는 고민과 아픔도 엿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런 사역팀의 노력으로 지난해 시작된 청소년부는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한가지 더 주력하는 것은 가정의 회복이다. 1세와 1.5세 또는 2세가 공존하는 가정이 건강하지 않으면 교회에서의 삶은 모래성 위에 지은 집과 같이 불안정할 뿐이다.

이태호 목사는 “이민교회의 문제는 가정의 문제라고 봅니다. 교회에서조차 분리되어 다른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니…… 어디서도 두 세대를 합해주지 않습니다. 세대의 변화에 맞춰 복음을 전함으로 다음 세대를 끌어안고, 1세 중심에서 2세 중심으로 옮겨갈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한비전교회의 '드림팀' 영어권 사역 한동윤 전도사와 이태호 목사, 청소년 사역 서지윤 자매(왼쪽부터). 한비전교회는 평신도를 제자로 세워 사역팀과 가정교회를 이끄는 조력자로 세워나가고 있다.

오는 주일(19일) 오후 4시 한비전교회는 창립 1주년 기념행사를 갖는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지만, 평신도를 제자로 세워 평신도가 인도하는 가정교회로 가정을 살리고, 전임사역자를 발굴해 교회 개척자로 양성해가며, 다음 세대를 영적 지도자로 세우기에 분주한 한비전교회의 힘찬 발걸음을 기대해본다.

한비전교회는……
주일 오전 11시에 주일예배와 청소년영어예배를 드리며 수요일 오후 8시 수요찬양예배를, 평일 오전 5시 30분 새벽기도회로 뜨거운 기도를 올려드리고 있다. 평신도가 목자로 이끄는 목장별예배는 각 목장에 따라 모인다. 위치는 2855 Rolling Pin Ln., Suwanee, GA 30024 문의 (770) 789-1267 www.hanvisionchurch.org.

***한비전교회는 2010년 겨울 성전을 이전했다. 장소는 2159 Azalea Dr. Lawrencevile, GA 3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