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독교 유권자들을 공략한 오바마 진영의 배지 판매에 보수 복음주의권이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진영이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고 있는 기독교 유권자용 배지들은 기본적인 로고에 ‘버락을 지지하는 신자들(Believers for Barack)’, ‘오바마를 지지하는 가톨릭교인들(Catholics for Obama)’ 등 다양한 기독교 유권자 집단에 맞춰 문구들을 넣은 것이다. 배지 중에는 ‘친가족적, 친오바마적(Pro-Family, Pro-Obama)’처럼 보수 복음주의 교인들에 맞춰 제작된 것도 있다.

오바마 진영은 가까운 시일 내에 다른 기독교 유권자 집단을 위한 배지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웹사이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상품들에 대해 보수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남침례신학교 총장이자 포커스온더패밀리(FOTF) 위원인 앨버트 몰러(Mohler) 박사는 최근 FOTF의 정치 매체인 시티즌링크를 통해 “오바마 진영의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접근은 조금만 살펴보면 알맹이 없는 포장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난다”고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몰러 박사는 특히 오바마 진영이 보수 복음주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후보가 보수 복음주의 교인들이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생명과 가족 등의 이슈들에서는 이들과 완전히 반대되는 입장을 취해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마치 지난 새들백교회 시민 포럼에서 오바마 후보가 했던 답변들과 같아서, 오바마 후보가 복음주의 교인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노력은 할 지 몰라도 핵심적인 부분에서는 모호한 태도로 비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몰러 박사는 “‘친가족적, 친오바마’라고 하는 배지는 아무것도 아니다. 단지 그렇게 적었을 뿐이다. ‘버락을 지지하는 신자들’ 역시 매우 흥미롭지만,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믿는 신자들을 말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오바마 후보에게서 기대하는 것은 배지 디자인의 변화가 아닌 정책적 입장의 변화”라며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이같은 ‘영리한’ 포장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오바마 진영은 성적소수자 집단을 겨냥, 기본 로고를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 색깔로 바꿔 디자인한 ‘오바마 프라이드(Obama Pride)’ 배지를 기독교 유권자용 배지들과 나란히 판매하고 있어 이 또한 논란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