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애틀랜타 목사협의회(이하 목사협) 회장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지역교회 목회자들을 섬기고 있는 박승로 목사를 만났다. 목사협 회장이기에 앞서 99년부터 예은성결교회 담임목회자로 부임해 상처받고 약한 성도 섬기는 일에 힘써온 그는, 지금까지 걸어온 신앙의 여정 또한 예수님처럼 낮은 자들을 섬기는 길이었다고 고백한다.

도피처에서 희미하던 소명이 확실해지고

주님을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꽉 차있던 풋풋한 고등학생 시절, 그때까지만 해도 그에게 목회자가 되는 것은 ‘먼 나라’ 이야기였다. 신학대를 권하는 담임목사님과 주변의 계속되는 권면에도 쉽사리 마음을 정하지 못하던 그는 결국 신학대에 입학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에 실망감도 컸다. ‘제대 하면 신학대를 그만두리라’ 단단히 마음먹고 입대한 그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전혀 다른 계획표를 갖고 계셨다.

“입대하고 나서 대대군종사병으로 군인교회에서 제대할 때까지 목회를 하게 됐어요. 신학대 1학기도 겨우 마치고 도망치듯 입대했는데, 군대에서 제대로 훈련 받았죠. 군대에서 전도하고 설교하면서 3년을 보내니, 희미하던 하나님의 부르심, Calling이 확실해졌습니다.”

도피처에서 확실한 훈련으로 재무장한 박승로 목사는 이후 몇몇 동기들과 함께 ‘가난하고 헐벗고 형제를 섬기리라’ 뜻을 모으고 베데스다장애인선교회에서 대학시절을 보냈다. 이후엔 경상북도 가은 은성광업소가 위치한 탄광촌으로 들어가 교회를 개척해 탄광목회로 5년을 보내고, 이어진 부목사 시절은 약수동 달동네에서 10년의 세월이었다.

그늘진 곳에서 헐벗은 이웃을 섬기리라는 결심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

‘화려한 곳보다 그늘진 곳에서 헐벗고 힘든 이웃을 섬기리라’ 하나님 앞에 드렸던 약속은 이민목회를 하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민목회도 탄광목회와 비슷한 특수한 사역이죠. 이민자들은 고향을 떠난 디아스포라(Diaspora) 인생이기 때문에, 필요가 채워지지 않으면 교회에 쉽게 정착을 못합니다. 그래서 개척하고 교회를 키우는데 목회자들이 마음 고생, 몸 고생 많이 합니다. 정성을 다해 한 영혼 한 영혼을 양육하지만 필요가 채워지지 않아서, 자녀 교육 문제로 여러 이유로 교회를 떠나면 목사는 상처받고 아물기도 전에 또 상처받고 하면서 완전히 지쳐버리게 되요.”

이런 연유에서 박승로 목사가 올해 목사협 회장으로 가장 주력한 사업이 바로 지난 6월에 개최한 ‘목회자 가족 수양회’다. 풀러신학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그가 하나님께 붙들려 애틀랜타 땅을 밟은 99년부터 지금까지 이민목회의 여정 가운데 절실하게 느낀 것이 바로 ‘목회자들을 위한 마음 편한 휴식’의 필요성이었다고.

“저도 어려운 마음에 이래 저래 지쳐있었을 때 목회자 수양회를 통해 큰 힘과 안식을 얻고, 사역을 뒤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었어요. 개척, 미자립교회 목회자들과 은퇴 목회자들은 가족까지 무료로 초청했고, 대신 중, 대형 교회에서 재정을 지원받았습니다. 교계의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훌륭하게 실천된 사례였어요. 무엇보다 참석한 분들이 영적으로 육적으로 재충전됐고, 목회자 자녀들 간에 공감대가 생기고 네트워킹하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입니다.”

▲예은성결교회가 존재함으로 지역사회가 밝아지고 복음화되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는 박승로 목사.
애틀랜타 교계 기상도는 ‘맑음’

박승로 목사가 보는 애틀랜타 교계의 기상도는 ‘맑음’이다. 최근 몇 년간 급속하게 성장한 한인사회와 몇몇 교회의 대형화로 중, 소형교회와 대형교회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없잖아 있지 않냐는 질문에 박 목사는 “큰 교회는 나름대로 시대적 필요에 교회가 비전을 갖고 준비해 왔고, 사회적 변화에 자연스럽게 부응하면서 성장했다고 봐요. 물론 교회가 계속 개척되고 작은교회도 성장해가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쓸데없는 열등감이나 상처에 매이지 않고, 미래를 향해 비전과 꿈을 갖고 갈 수 있어야 작은교회, 개척교회에 두신 하나님의 사명과 뜻을 붙들어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무엇보다 애틀랜타는 큰 교회나 작은 교회나 목회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정을 공유해가려고 하는 노력이 아름답다.”고 덧붙였다.

그는 목회자로서 받는 상처와 아픔이 있다면, 하나님 앞에 다 내려놓고 더 가까이 교제하며 극복해가야 한다고 권면했다. 어쩌면 이것이 늘 넉넉한 웃음과 넓은 품으로 다양한 사정을 가진 동료 목회자들을 품을 수 있는 노하우일 것이다.

성령님이 이끄시는 교회

이런 박승로 목사의 목회철학에 따라 예은성결교회는 ‘성령님이 이끄시는 교회’를 표어로, 말씀을 교육하는 교회, 평신도를 제자화하는 교회, 섬기는 공동체로서의 교회 그리고 선교를 수행하는 교회를 비전으로 삼아 전진하고 있다.

예은성결교회는 셀개념의 ‘가정교회’를 기초로 ‘지역을 위해 선교하는 교회’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세계선교도 중요하지만 먼저는 내 주변에 복음과 섬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가서는 것이 우선 되야 한다는 것이다. 예은교회가 존재함으로 애틀랜타 지역사회가 밝아지는 역할을 감당해가기 위해 여러 섬김의 방향을 모색 중이다.

“씨앗이 썩어지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누룩이 녹지 않으면 빵을 부풀릴 수 없어요. 내가 먼저 낮은 곳, 헐벗은 곳에서 썩어지고 녹아지면 나로 인해 예수의 생명이 나타날 것이라는 이 믿음으로 지금까지 걸어왔습니다. 목회에서나 삶에서 내가 잘되고 발전할 때 눈물 흘리며 여전히 척박한 땅에서 씨를 뿌리고 있는 동료가 있음을 기억해야 하고, 내가 힘들고 어렵다면 앞선 많은 자들이 같은 과정을 걸어왔음을 기억하고 서로를 아끼고 돌보는 목회 공동체가 되길 소망해봅니다.”

예은성결교회는 3802 Satellite Blvd., #101, Duluth, GA 30096에 자리하고 있으며, 주일 오전 9시와 11시 대 예배를, 주일학교와 중고등부, 청년 대학부 예배를 주일 오전 11시에 함께 드린다. 또한 토요일 새벽 6시 30분 모든 성도를 초청하는 새벽기도회를 열고 있다. 문의 (678) 584-0598

***예은성결교회는 2010년 여름, 담임 목회를 하던 박승로 목사가 미주성결교회 총무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엘에이 총회 본부로 떠나면서 라이브커뮤니티쳐치와 통합해 애틀랜타성결교회로 새롭게 출발했다.

애틀랜타성결교회 위치는 4470 Satellite Blvd., 207-208, Duluth GA 30096. 예배시간은 주일오전 11시, 교회학교 오전 11시, 청년부 오후 1시, 수요예배 오후 8시, 새벽기도회 화~금요일 오전 5시 4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