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교회의 3가지 기능을 케리그마(Kerygma/말씀선포), 코이노니아(koinonia/교제), 디아코니아(diakonia/봉사와 구제)로 구분짓는다. 이 중 현대사회에 접어들며 교회의 봉사와 구제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아무리 선교를 많이 하고 말씀으로 양육된 성도들이더라도 지역사회에 대한 베풂에 인색하다면, 올바른 교회의 모습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교회는 지역사회에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기 때문이다. 본지는 지역사회에 대한 한인교회의 봉사에 대한 취재를 진행했다. -편집자 주-

한인교회들의 폐쇄성은 주로 지적되는 단골메뉴다. 단일문화, 단일언어, 단일민족으로 살아온 한인들에게 타민족, 타인종과 함께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또 우리 교회, 내 교회라는 소유 개념이 강해 성전을 남에게 빌려주는 것, 특히 타민족에게 빌려주는 것은 매우 드물다. 물론 아직까지 자체 성전을 가진 한인교회보다 미국 현지인교회를 빌려쓰는 한인교회가 많다는 이유도 배제할 수 없지만 자체 성전을 보유한 교회가 된 후에도 타민족에게 선뜻 교회 건물을 빌려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뉴욕베데스다교회는 뉴욕 엘머스트 지역을 대표하는 교회라 할 만하다. 30여년에 이르는 역사를 갖고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베데스다교회는 교회 건물을 2개의 인도네시아인 교회와 1개의 장애인 교회에 빌려주고 있다. 물론 무료다. 엘머스트로 이전하기 전에 사용했던 건물은 인도인 교회에 선교적 차원에서 아주 낮은 가격에 양도했다.

자신도 개척 당시 6년간 미국 현지인교회를 빌려 쓴 경험이 있는 김원기 담임목사는 “우리도 빌려 썼으니 그 은혜를 되돌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민자 교회들 중에서는 그래도 한인교회가 자체 성전을 가장 많이 갖고 있다. 이것을 다른 민족 교회와 쉐어하면 연합해 선을 이루는 아름다운 모습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데스다교회는 세 교회에 예배당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배려하는 것 외에도 다른 민족들이 결혼식이나 돌잔치를 하는 공간으로도 교회를 내어 준다. 김 목사는 “이런 것도 선교”라고 말한다. 같은 한인일지라도 자기 교회 성도가 아니면 교회를 결혼식 공간으로 사용 못하도록 하는 타 한인교회와는 대조적이다.

현재 교회를 빌려주고 있는 인도네시아인 교회에 대해 김 목사는 “(그들은) 정말 뜨겁다. 우리나라의 6-70년대 부흥시기와 같은 열정으로 예배드린다”며 “이민교회는, 특히 뉴욕 같은 경우는, 타민족 전도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타민족에 관대한만큼 지역사회에도 관대하다. 베데스다교회는 매월 첫째 주 월요일에 엘머스트 시빅그룹이 모일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경찰서, 소방서, 시민단체 등의 관계자들이 함께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교회가 지하철 바로 앞이라 교통도 편리하고 잘 알려진 교회인만큼 우리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작용했다.

2세 교육 및 양성 차원에서 해성학원에 건물을 빌려 줘 유치원도 운영하게 하고 있다. 김 목사는 “이 지역 아이들이 갈 곳이 별로 없기에 이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저렴하게 건물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엘머스트 지역 중국 커뮤니티에도 이 유치원을 개방하고자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교회는 사회없이 존재할 수 없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면에서 우리 한인교회들이 소극적인데 더욱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한국인이 폐쇄적인 면이 있어 오해를 많이 받는다. 다민족 사회인 뉴욕에서 같이 살아가는 것을 터득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는 “우리교회는 교인 몇 명이 늘어나는 것보다 몇 명이 세례 받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좋은 모델의 교회가 되도록 애쓰고 있다”며 “크리스천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야 한다. 오늘날 예수를 몰라서 못 믿는 이는 없다. 교인들을 보며 매력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빛과 소금이 되는 신자를 만드는 것이 제자화 운동이다. 이런 면에서 교회들의 지역사회 봉사는 무척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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