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능력이 국가의 기반을 흔드는 상황이 벌어 졌습니다.
초등학교 어린 학생들에서부터 부모에 이르기 까지 대한민국 전체가 광우병 공포에 사로 잡혔습니다. 광우병에 대한 지극히 감정적인 두려움은 국가의 외교 능력과 협상 능력에 대한 불신과 비난으로 이어졌습니다. 대통령이 정상회담 차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타결된 소고기 협상이 졸속으로 이루어졌다는 비난은 미국 정부의 공지 사항에 대한 잘못된 번역이 드러나면서 그 도를 더했습니다.

미국 농무성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도록 법률적인 문체로 되어 있을 뿐 아니라 관료체제의 산물로서 쉬운 말로 할 것도 어려운 말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고기 협상의 주요 변수가 되는 미국 정부 시책을 담은 글에서 한 문장을 제대로 번역하지 못해서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서 한국 공무원의 국제 협상력을 공개해야 한다든지, 영어 실력을 공개하라는 등의 유치한 주장까지 지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고급 공무원들의 협상 실력이 영어 번역 실력으로 그 실체가 드러나듯이 소고기 공포를 안겨 준 피디 수첩 측에서도 마찬 가지였습니다. 고의였든지 실수였든지 방송에서 나온 미국 전문가들과 환자 가족들의 증언, 심지어 버지니아 주 정부의 공식 발표문까지도 그 정확한 뜻을 번역해서 전달하는 데 치명적인 잘못을 저지른 것입니다. 정부의 협상 능력 부재를 공격한 한국의 간판 격인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제작진들도 온 나라를 뒤 흔들어 놓을 만한 중요한 사안이 걸린 상황에서 전문적이고 법률적인 영문의 정확한 뜻을 전달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그 결과 진실이 왜곡되고 근거없는 괴담이 백년대계의 국가 정책 논의까지도 인질로 잡아 버렸습니다.

단순히 영어 문제만이 아닙니다. 한국 사회가 국제적인 보편적인 눈으로 스스로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보편적인 언어로 소통하는데 치명적인 실패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시사 주간지 타임에서는 흥미로운 통계 숫자를 소개하는 난에서 2003년 이후 전세계에서 241명이 조류독감으로 죽었고 한국에서는 24시간 사이에 조류 독감 방지를 위해서 15,000마리의 축산 조류를 죽였다는 사실을 소개했습니다.

미국을 광우병 통제국가로 정해서 제2등급을 매긴 국제수역사무국에서 한국을 아직 광우병에 안전한지 확인되지 않은 제3등급으로 취급한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한국 사회는 영어 문제에서 시작해서, 협상력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관점과 스스로의 기준을 고집할 뿐 지구촌의 국제적인 스탠더드를 무시하고 지내는 것입니다.

한국 스탠더드는 국제적인 협상 뿐 아니라 교회 생활에도 적용됩니다. 우리는 이제 새 건물에 입주했습니다. 많은 전문가 교우들이 지적하시는 대로 펜더 건물은 아주 수준 높게 지어진 건물입니다. 지역에서 평판 좋은 기업 두 군데가 임대하여 입주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교회 생활에서도 한국 스탠더드에서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골라서 청산해야 합니다. 모이고 나누고 먹고 섬기고 일하는 모든 분야에 온 세상을 상대할 수 있는 보편적인 방식을 속히 습득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위 칼럼은 지혜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인 '연우포럼'(www.younwooforum.com)과 합의하에 전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