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영성훈련 수양회에 33명의 교우들과 함께 와 있습니다. 매릴랜드에 있는 Bon Secours Spiritual Center에서 모입니다. 이것은 우리 교회가 추구하고 있는 영성 목회를 성숙시키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이번에는 영성 생활의 기초인 ‘기도’에 대해 함께 배우고 실천하고 나누는 일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그래서 주제를 “나를 찾아가는 기도 여행”이라고 정했습니다.

“기도는 영적 호흡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육신이 목으로 쉬는 숨으로 살아가듯, 우리의 영혼은 기도라는 영적 숨으로 산다는 말입니다. 숨을 멈추면 질식하여 죽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영적 숨인 기도를 멈추면 영적으로 죽게 됩니다. 기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기도가 쉽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기도가 두렵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소위 ‘기도 좀 한다’ 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이상한 행태를 보고는 지레 겁을 먹는 것입니다. 기도가 살아나지 않으면 우리의 영적 생활도 살아날 수 없고, 영적 생활이 죽어 있으면 우리의 삶은 결국 껍데기가 되고 맙니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인해 제가 몇 년 전에 기도에 관한 책을 썼습니다. 우리 교회에 온 이후 기도에 관한 특강도 했었습니다. 이런 저런 계기에 기도 생활에 대해 설명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강의를 듣고 있을 때는 그럴 법 한데, 막상 집으로 돌아가 실천하려 하면 오리무중이라는 말씀을 자주 들었습니다. 제 책을 읽은 독자들로부터도 그런 반응을 들었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그래, 바로 이거야!” 했는데, 막상 책을 덮고 나니 막막하다는 겁니다.

기도는 사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매일 매일의 일상 속에서 실천해야 하는 삶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기도의 삶에 대해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도는 우리의 생활 방식에는 매우 이질적인 새로운 습관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습관을 몸에 배이게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이번 영성 훈련 수양회는 바로 이 훈련을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여러 가지의 기도 방법들을 배우고 실천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눌 것입니다. 그리하여 수양회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하나님과 더 깊은 사귐을 나눌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매 년 2회 정도 영성 훈련 수양회를 열 것입니다. 인원은 30명 내외로 제한할 것입니다. 그래야 훈련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을 마친 분들의 수가 늘어나면, 다음 단계의 영성 훈련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교우 한 분 한 분이 영적으로 회복되고 성숙되는 영성 목회의 목표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교회적으로 본다면, 아주 건강한 영성이 든든한 토대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하오니, 저희의 시도를 가상히 여기시고, 적극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우리 교회의 목회자들이 이 일에 잘 훈련되고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일을 계획하면서 제게 이런 동역자들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새삼 감사드렸습니다. 이 영성 훈련 수양회가 지속적으로 좋은 열매를 맺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