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솔즈베리 연합감리교회가 새 예배당을 완공하고 입당 예배를 드린다고 하여 교우 두 분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이 교회의 담임 목사님은 제가 동생처럼 아끼는 분이고, 그런 인연으로 인해 몇 년 전에 집회를 인도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꼭 가 보고 싶었습니다. 과히 많지 않은 교우들이 힘을 모아 광활한 대지를 구입하고 거기에 아담하고 예쁜 예배당을 지어 놓았습니다. 저희 네 사람은 마음을 다해 축복해 주고 밤늦게 돌아왔습니다.

오고 가는 동안 차 안에서 동석한 교우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고,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분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정착하는 과정에서 겪어 온 고생과 지금껏 겪고 있는 고민을 들으면서 제 자신의 고민이 너무 사치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도 고생한 이야기들이 적지 않고, 저에게도 매일 씨름하는 고민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의 말씀을 듣고 있자니,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왠지 빚진 것 같은 느낌이 마음을 압도했습니다.

작년, 교통사고로 인한 화상을 입고 죽음의 수렁에서 건짐을 받은 이지선씨가 와서 간증을 했었습니다. 그 때, 간증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 딸에게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딸아이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더라고 답했습니다. 이지선씨는 그토록 암울한 상황에서도 감사할 것을 찾으며 밝게 살아가고 있는데,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불평하고 고민하고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솔즈베리로 오고 가는 차 안에서 그와 똑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분들의 믿음이 제 믿음보다 더 커 보였습니다. 그래서 마치 설교를 듣는 마음 자세로 그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이 저의 목사입니다. 여러분들은 삶으로 제게 설교하시고, 저는 여러분들이 몸으로 보여 주신 설교를 말로 풀어내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이렇게, 때때로 가슴 찡하는 설교를 들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 많은 분들을 더 자주 만나 설교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설교자들을 제게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제 사치스러운 고민들을 내려놓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겠습니다. 여러분이 삶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신 설교를 말이라는 그릇으로 잘 담아내기 위해 더욱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