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크랜드중앙장로교회 정삼식 목사가 4일 동아시아로 선교 여행을 떠난다. 3달 후 돌아오는 정 목사는 캄보디아, 미얀마, 태국을 비롯해 중국을 방문한다.

개교회 목회자가 안식년을 갖고 선교 여행을 떠나는 일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번 정 목사의 선교 여행은 특별하다. 목회를 내려 놓고 본격적으로 선교 활동을 펼치기 위한 전초전이기 때문이다.

그는 내년 봄, 동아시아 장기 선교사로 떠난다. 이번에 들르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복음을 전하는 한편 구제 사역과 교육 사업을 실시하는 것이 정 목사의 꿈이다.

커크랜드중앙장로교회는 정삼식 목사가 18년 전 개척한 교회다. 정 목사가 개척할 당시만 해도 커크랜드 지역에서 한인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몇 안되는 교인들과 함께 예배드리며 시작했지만 지금은 교회가 부흥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체 예배당에 이어 교육관까지 건축해 시설도 완벽하다. 꾸준히 자리를 지키면 편안하게 목회할 수 있는 여건을 두고 떠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의 목회, 그 이후를 위해 미련없이 떠나기로 했다.

"목사 안수 받을 때 부른 찬양이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에요. 불러주셨으니 가라 하시는 곳이면 어디든 가야 하지 않겠어요?"

'선교를 위해 부름 받은 몸'이라는 소명이 확실했던 그는 목회자가 되자마자 쿠웨이트로 달려갔다. 당시 현장 근로자로 일하는 많은 한인들과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아쉽게도 전쟁이 일어나 3년여간 펼쳤던 선교 활동을 접어야했지만 시애틀에 돌아와서 선교하는 마음으로 교회를 개척했다.

"한인이 없는 곳에 개척하기로 작정하고 그런 곳이 어디 있을까 찾았죠. '커크랜드를 선교지로 삼자'고 다짐하고 이곳으로 왔어요. 이제 교회가 자립했으니 베푸는 일에 전념하는 한편 다음 목회자에게 넘겨주려는 준비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목회의 한 시기를 마무리 짓고 제2기 목회를 펼치기 위한 시간이라고 할까요?"

선교를 떠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YWAM의 DTS였다. 지난 해 사모와 함께 참여한 DTS는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다시금 확인케 했고, 이것이 정 목사의 선교 지향적인 마음 바탕 위에 더해져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로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임마누엘의 하나님이시기에 그 분은 지금도 날 이끄시고, 앞으로도 신실하게 이끄실 것입니다. 이런 믿음으로 미래를 보고 떠나는거죠. 우리는 그리스도의 종 아닙니까. 교회를 개척 해 이만큼 일궈 놓았으니 두고 떠난다면 다른 사역지를 주실 것입니다. 본래 내 것이 아니었으니 주인되신 그리스도께서 마련해 놓은 곳으로 가는 것이 마땅하지요."

선교지에 구원의 역사를 펼치는 것이 그의 1순위 사역이지만 여기에 더해 의료 시설과 학교를 세우는 것이 꿈이다. 시설이 낙후한 동아시아 지역에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주고 싶은 것이다.

"이곳에 서양인이 복음을 전하기에는 너무 많은 반감이 쌓여있습니다. 외모부터 친숙한 동양인이 가서 사역하는 것이 좋습니다. 큰 계획은 구상했지만 3달간 순회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사역지와 섬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교회 규모, 건물에 연연하기보다는 주님 앞에 섰을 때 얼마나 떳떳할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는 그는 "이민 교회 이미지 쇄신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세 달후 선교지 소식을 갖고 만날 것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