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성탄일을 강원도 어느 기도원에서 홀로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을 묵상하며 이렇게 기도했던 적이 있습니 다. 모처럼 그 때 일이 생각나서 여기 다시 적어 봅니다.

주님,
당신이 12월에 나셨는지 3월에 나셨는지
저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제게 오셨다는 사실,
오직 그것이 중요합니다.

주님,
당신이 베들레헴에 나셨는지 나사렛에 나셨는지
저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낮은 자들을 찾아 비천한 곳으로 오셨다는 사실,
오직 그것이 중요합니다.

주님,
당신이 처녀의 몸에서 나셨는지 그렇지 않는지
저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인간으로 오셨다는 사실,
오직 그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불원천리 찾아가
주님을 뵙는 것도 황공한데,
당신이 우리에게 오시다니요!
화려한 궁전과 장엄한 성전을 외면하고
초라한 저희 집에 오셨다니요!
영원한 당신이 먼지로 돌아갈 육신을 입으셨다니요!
이 모든 일이 바로 저를 위한 일이었다니요!


감사하다는 말이 왜 이렇게 어색하게 느껴지나요?
이럴 때 뭐라고 말해야 하나요?
아......!

성탄의 은총과 축복이 여러분께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