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산다는 것은 마치 아직 누군가도 써 본적이 없고, 앞으로 아무도 쓸 수 없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야기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이란 누가 살던지, 어디에서 살던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던지 그 사람만의 특별한 이야기입니다. 그 삶의 이야기에는 누구나가 듣고 깨달아야할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특별히 삶의 정한 여정을 모두 마친 이들의 이야기에는 그 가르침이 더 깊고 넓습니다.

지난 11월 30일, 한국 기업은행장인 강권석 님께서 57세의 나이에 지병인 편도종양 악화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신문 보도를 통해 접했습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분을 알지 못합니다. 알기는커녕 만난 적도 없고 솔직히 그분이 누구인지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가 행정고시 출신으로 옛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금융감독위원회 증권선물위원과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을 거쳐 2004년 3월에 기업은행 행장으로 임명되었고, 기업은행 역사상 최초로 임기를 연임한 행장이며, 임기 중 별세한 첫 은행장이라는 것이 관심을 갖게 한 것은 아닙니다.

고인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아는바가 없는 제가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 것은 고인이 별세 나흘 전인 지난 26일 직원들에게 보낸 마지막 ‘CEO 편지’때문입니다. 물론 이 편지는 고인이 자신이 죽기 전에 비장한 마음으로 쓴 것이라기보다는 회사원들에게 행장으로서 정기적으로 써 온 글이었지만 결국 이 편지가 그가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글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편지가 바로 그가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 오늘 내가 사는 것이 내가 이 세상에 남기고 싶은 내 삶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내가 사는 삶이 내가 전할 나의 이야기입니다. 고인 쓴 마지막 `CEO 편지‘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은행장입니다.
지난주에 첫눈이 왔습니다. 해마다 첫눈은 많은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하지요. 여러분도 첫눈에 대한 많은 추억이 있을 텐데 내리는 눈을 보며 잠시나마 지난날을 회상해보는 여유를 가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미처 못 했다면 다음에 내리는 눈을 첫눈이라고 생각하고 잠깐이나마 지난 회상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오늘은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미국의 어느 철도회사 정비공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그는 평소 열심히 일하며 무척 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매사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고장 난 냉동열차를 수리하게 되었습니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 그만 퇴근시간이 지나는 것도 모르고 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냉동열차의 문이 열리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마침 그날은 동료의 생일 파티 때문에 다른 직원들은 1시간 일찍 퇴근한 날이었습니다. 아무리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영락없이 냉동열차 안에 그만 혼자 갇히게 되었지요. 점점 날이 어두워지고 냉동열차 안도 깜깜해졌습니다. 순간 그는 이 열차가 냉동열차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점점 추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자신은 냉동열차 안에서 얼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는 예의 그의 성실성을 발휘하여 수첩에 자신의 죽는 과정을 기록했습니다. “점점 추워진다. 영하 10일까? 20도 일까?” 등등을 말입니다.

결국 다음날 그는 출근한 동료들에 의해 동사한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그 정비공은 얼어 죽었는데 냉동열차의 냉동기능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그 냉동열차는 냉동기능도 고장이 나서 작동이 되지 않는 상태였던 것입니다. 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그 정비공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공포의 늪으로 점점 더 밀어 넣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긍정적 사고는 사람을 활기차고 의욕적으로 만들지만 부정적 사고는 자기 자신을 쇠약하게 하고 매사를 어렵게 만듭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과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사람은 生과 死를 갈라놓을 정도로 차이가 많이 있는 것을 우리는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IBK 직원 여러분! 우리 모두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긍정적인 행동을 해 나갑시다. 커다란 목표를 세우고 이를 향하여 열심히 노력하면 어느새 여러분은 그 목표에 근접해 있을 것입니다. 금년 겨울 날씨도 춥고, 경제도 나빠지고, 우리의 영업여건도 점점 어려워져 가고 있지만 푸른 하늘에 ‘성공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상상합시다.

월말이 끼어 있어서 바쁠 것 같은 한 주지만 그래도 주변 사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