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명을 살아가며 안고 가는 문제들 중에 하나는 외로움, ‘고독’(Lonely)에 대한 문제입니다. 사회가 최첨단의 문화를 추구할수록 이 ‘외로움’의 문제는 심각해 지는 듯합니다. 원인을 찾아 본다면 아마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 중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핵가족화’나 ‘독신주의’등이 아닐 까 생각해 봅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현대 나타나는 현상 중에 문제되는 것이 ‘고독사’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노년에 누군가 돌봐줄 사람이 없어 쓸쓸하게 홀로 죽어 간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이 ‘고독사’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죽기 전에 베겟머리에 붙은 벨을 누르면 즉시 병원과 경찰서로 연결되는 ‘안심전화’가 유행을 하고, 노인들의 손목에 ‘신체상태 자동감지기’가 달린 시계가 등장하여 맥박이 멎거나 불규칙하면 병원으로 자동 연결해주는 도구들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런 외로움의 일이 어디 노인들에게만 있겠습니까? 그 상황이야 각기 다르겠지만 젊은 사람들에게도 여지없이 찾아 왔다고 합니다. 현대에 생긴 수 많은 신종어 중에 마케팅 전문가인 팝콘이라는 사람이 사용한 ‘디지털코쿤족’(Digital Cocoon)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는 자기만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생활을 즐기는 ‘칩거증후군’적 상태를 가지면서 인터넷과 디지털등을 통해 끊임없이 외부와 의사소통하길 원하는 사람들을 말한 다고 합니다. 이런 증상이 요즘 젊은이들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답니다.

어디 이뿐입니까 ? 홀로 골프나 볼링을 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혼자 밥을 먹으며, 홀로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봅니다. 이 모두가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첨단시설들과 문화가 생겨난다고 해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또 다른 문제만 만들어낼 뿐입니다. 그렇다고 현 시대를 비판하며 다시 과거로 회귀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아니 오히려 이런 쉽게 홀로될 수 있는 사회 속에서 누릴 수 있는 복을 찾아야 합니다.

성경 속에도 구약 시대나 신약 시대나 할 것 없이 이 외로움과 고독 속에 몸부림 쳤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외로움 속에서 오히려 복된 현실을 만들어 냈습니다. 엘리야가 그랬고 다윗이 그랬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의 제자들도 예수님을 잃고 심각한 외로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바울 사도야 말로 누구보다 많은 외로움을 경험했을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어떻게 외로움을 극복하고 복된 인생을 살았을까요? 그것은 자신 홀로 있을 때, 그 상황에 매몰되어 비탄에 빠져 있지 않고 깊은 내면의 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엘리야는 깊은 동굴 속에서 ‘네가 왜 여기에 있느냐?’라는 세미한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다윗 또한 누구도 자신을 도울 수 없다는 비탄한 심경 속에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헨리 나우웬이 쓴 글 중에도 이런 글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분의 임재를 느끼기 위해 때로는 고독할 필요가 있다’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홀로 외로움을 느낄 때 오히려 나와 가까워지고,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다면 이것은 엄청난 복이 될 것입니다. 뿐 아니라 자신에게 주신 사명을 발견하고 부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그것이 꼭 복음을 전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각 개인에게 주시는 사명들이 있습니다. 가족구성원으로 혹은 사회구성원으로 말입니다. 내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수고한다는 것은 아주 가슴 벅차고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 일보다 먼저 선행될 일이 외로움 속에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는 것입니다. 만일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지 못하고 사명만 감당하면 쉽게 지치고 다시 외로움의 고통 속에 빠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이 단계들을 거치셨다면 이제 주변에 당신과 함께 할 좋은 만남을 스스로 만드시길 바랍니다. 원래 ‘외로움’의 출발은 ‘홀로 있음’에서 오는 현상입니다. 짝이 없이 고립되어 오는 현상입니다. 그러기에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아니 당신이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천명의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만남 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혹여 삶 속에서 문득 ‘외로움’을 느끼신 적이 있으십니까 ? 그렇다면 그것은 아마도 당신에게 주시는 하나님과 만남의 기회이고, 세상을 향한 섬김의 기회이고, 주변인을 향한 사랑의 기회를 가져다 주는 복된 신호임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글/손기성 목사, 은혜장로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