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여러 가지 의문을 안고 이집트 카이로 공항에 내렸다. 다른 종교의 포교활동이 허용되지 않는 회교나라, 그리스도인들이 박해를 받는 곳, 선교사들도 신분을 감추고 활동한다는 곳에서 어떻게 개신교 교회성장 세미나를 개최할 수 있으며, 또한 어떤 내용들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인가?

안내가 불충분한 공항을 빠져 나오는 것만도 힘들었는데, 짐에서 카메라가 없어진 것을 발견했을 때는 매우 불쾌했다. 군데군데 경비를 서있는 무장한 군인들의 모습과 최근에 접한 카이로에서의 관광버스 폭파사건뉴스는 긴장과 불안을 가져다주었다. 마중 나온 김신숙 선교사님을 만나자 조금 긴장이 풀렸고, 이집트인들과 자유롭게 아랍어로 대화하며 현지인과 다름없이 활동하는 선교사님의 안내를 받으며 곧장 세미나 장소로 향했다. 알렉산드리아로 가는, 사막 한가운데 닦아놓은 하이웨이, 바로 이곳에서 약 20여년 전, 선교사님의 남편 김 목사님께서 사고로 순교하셨다고 하신다. 그 후, 어린 딸자식 셋을 데리고 남편의 선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곳에 그대로 남아 땀과 눈물로 펼쳐온 김선교사님의 아름다운 선교사역들, 이제 제5회째 갖는 이집트 교회성장세미나가 그 중의 하나이다.

알렉산드리아시 근교 엘아가미라는 타운에 잘 구비된 베이트 엘 살람이라는 수양관에서 갖는 이 세미나에는 이집트 각 곳에서 온 70여명의 목회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이 참석하였다. 새벽기도회, 오전강의, 저녁예배 및 강의의 일정으로 짜여진 세미나는 10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계속되었다. 특이한 것은 저녁집회 후 8시 30분부터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평상시보다는 이르다는 것이다. 이곳 사람들은 아침식사가 오전 10시경, 점심은 오후 3,4 시경, 그리고 저녁은 밤 10시경에 한다고 한다. 더운 곳이라 일찍 퇴근해서 먹는 점심식사가 가장 큰 식사이다.

세미나 기간 동안 여러 목사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회교권 안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들은 콥틱 크리스천들과 회교도인들의 개종을 통하여 교회성장을 이루어가고 있다. 형식적으로 기독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콥틱 크리스천들이 진정한 거듭남의 체험과 생동하는 신앙의 능력을 사모하여 개신교로 이전해오기도 하고, 방송이나 문서, 또는 기독교인들의 삶 자체의 간접선교(직접 전도는 금하고 있기 때문)를 통해 예수를 믿게 됐거나 믿기 원하는 회교도들로 인해 교회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곳에서 한 사람의 전도의 열매가 얼마나 값진 것인가 하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 사랑의 교제를 함께 나누는 세미나 기간 동안에 과연 “모든 사람이 구원에 이르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에 대해 깊이 묵상하게 되었다. 세미나에 참석한 목사들 중에 젊은 층이 매우 많은 것을 보면서 회교권에서의 선교사역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일꾼들을 세우고 계심을 확인할 수 되었다. 사역자의 영성과 지도력에 초점을 맞추어 함께 나눈 몇 강의를 통해 여러 목회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이 새로운 은혜와 확신을 얻게 되었다고 간증할 때는 나 같이 부족한 사람을 이곳까지 보내어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능력에 감사와 찬양을 드릴 뿐이었다.

카이로 공항을 떠나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김선교사님의 말을 되새겨 보았다. “목사님, 이집트 문화는 한마디로 무덤문화입니다.” 과연 그들이 자랑하는 박물관에는 무덤과 관련된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도시 한가운데 내려다보이는 공동묘지를 내려다보며 나는 기도드렸다. “주님, 이 무덤문화가 그리스도의 부활문화로 변화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