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샘물교회 세례교인으로부터 재신임받고, 7일 샘물교회 주일 강단에 선 박은조 목사가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직후 언론에 유서를 쓴적이 없다고 거짓말했다”며 회개했다.

박 목사는 “지난 한 달간 쉬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바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생각했다”면서 “하나님은 하나님으로 인정받길 원하신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전에 섬기던 것을 버릴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곧 회개”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설교를 통해 네가지 회개 제목을 밝힌 박 목사는 먼저 언론에 아프간 단기선교팀이 유서 쓴 적이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당시는 단기선교팀이 탈레반세력에게 광신집단처럼 보여져서 목숨이 위험해질까봐, 그리고 언론이 우리를(샘물교회) 광신집단으로 볼까봐 거짓말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박 목사는 지난달 4일 미국 기독교잡지 크리스채니티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을 포함, 이슬람권 국가에 더 많은 선교단을 보내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고, 욕먹어도 마땅한 말이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그는 “이 신문이 미국 교인이 보는 것으로 알고, 예수 믿는 사람끼리 하는 말이라서 그렇게 말했다”고 했다.

세번째로 박 목사는 샘물교회 건물을 용도변경하지 않고 지난해 가을부터 상가건물 점포를 단계적으로 매입, 교회 건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서둘러서 입주한 이유는 단 하나 돈때문이었다”면서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분당구청에서 법적인 처벌을 내린다면 마땅히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어 “가장 크게 회개한 점은 한국교회가 바로 나 자신임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프간 피랍사태 초기에 “한국교회가 비판을 받는데 내가 왜 대신 비판을 받아야 하느냐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것이 매우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고, 내 아버지요, 어머니인 한국교회가 돌을 맞으면 아들인 내가 대신 맞아야 하는데 나는 아무 상관없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했음을 처절하게 회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외부에서 오는 비난에 대해 처음 열흘 간은 아무 것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배형규 목사가 순교하고, 심성민 형제까지 죽고나니까 악에 받쳤다. 그리고 나서 다시 열흘정도 지난 다음에 이런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전에는 아프간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관심이 없었으나 이번 사태 이후 탈레반이 불쌍하게 보이게 됐다”며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향한 사랑과 관심을 원하시는데 우리는 하나님 마음을 품고 그들을 바라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박 목사는 이날 사무엘상 5장 1~12절을 본문으로 설교했다. 설교 후 전교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형원씨가 작사·작곡한 ‘파송의 노래’를 불렀다.

박 목사는 지난달 8일 故 배형규 목사 장례식 직후, 샘물교회 당회에 사의를 표명하고 외부와 단절한 채 생활했으나 샘물교회 당회는 박 목사 사표 수리를 반려하고 지난달 30일 세례교인을 대상으로 박 목사 재신임 여부를 투표에 붙였다.

결국 93.88%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박 목사는 한 달만인 7일 샘물교회로 복귀를 결정하고, 이날 설교를 전했다. 박 목사는 지난 한 달간의 삶에 대해 “책도 많이 읽고, 기도도 많이 했다. 또,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만나면서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