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Photo : 기독일보) 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이번 주부터는 신앙생활과 직결되어 있는 "영성" (spirituality)에 관해서 공부하고 생각하려고 한다.

모든 종교에는 다양한 형태의 영성이 있으며, 종교에서 영성을 제거하면 일반 철학이나 사상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영성"에는 종교의 초자연적인 측면이 함축되어 있는데 특히 성경에서는 기독교인의 삶에 실제적인 영향을 끼치는 면이 많다. 그러므로 영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적용을 통해서 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고 또 자신과 이웃에게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모든 것이 즉각적으로 이뤄지기를 바라는 조급한 시대에 산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도 잘 작동하고 있는데 새 컴퓨터가 왜 필요한가? 더 많은 기능과 더 빠른 속도를 원하기 때문이다. 왜 새 스마트폰이 필요한가? 같은 이유에서이다. 요즘에는 무슨 일을 하든지 좀 느긋하게 기다리거나 참아주기보다는 신속하게 해치우는 일들이 많다. 예를 들어서 전에는 국수를 먹으려면 우선 밀가루 반죽을 해야 하고 큰 칼로 잘게 썰어서 끓는 물에 넣고 익혀야 했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렇지만 요즘엔 끓는 물만 넣고 약 3 분만 기다리면 즉석 국수가 된다. 기다릴 필요가 없다. 라면이 왜 인기가 있는가? 언제든지 손쉽고 빠르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치 판단에 있어서도 어떤 물건이나 행위의 본래적인 가치보다는 "쓸모가 있는가?"에 더 관심을 많이 갖는다.

또한 이른 바 "행위 문화" (Doing Culture) 시대에는 모든 것이 그의 위치와 작업 능력으로 판가름한다. 그 사람의 인품이나 삶 전체가 어떠하든지 그가 무엇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는 결과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업적은 종종 인격이나 성품과는 무관하게 여겨질 때가 많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보다 많은 또는 좋은 결과물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오늘의 추세다. 그러나 영적 생활에 있어서는 눈에 잘 드러나지 않고 인격과 삶이 변하는 경우가 많다.

왜 젊은 학생층 사이에 자살이 많은가? 그들은 자기를 위해서 또는 부모의 요구에 따라서 공부만 하고 사회에 별로 이익을 주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가 적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교회에서도 아이들에 대해서는 신경을 덜 쓰는 이유와 같다. 일방적인 투자만 해야 하고 교회에 경제적으로나 성장에 크게 유익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왜 노년층의 자살이 많은가? 그들은 대부분 일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에 효용성이 적다고 여기지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쓸모가 없다는 생각이 일반인들 속에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영성 계발"에 대하여 생각할 때에 우리는 특정한 행위보다는 "존재"에 가치를 좀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방언을 말하거나 신유가 일어나고 기적을 행하는 사람은 반드시 영성이 깊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예를 들어서 세계적으로 교계에 영향을 끼치는 지도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책을 저술하고 수 만 명의 교인이 모이는 메가 쳐치의 목사인데 어느 날 섹스 스캔들이 들통나서 강단을 떠나는 것을 보면 그는 그의 삶이 성령의 다스림을 받지 못한 것이며 그의 영성은 건전한 것이 못된다. 건전한 영성은 성령 충만으로 삶이 성령의 인도와 통제를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성"(spirituality)이라고 말하면 많은 이들이 "신비성"과 연결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서 과거 "사막의 교부들"을 생각한다. 에집트 사막에서 은둔자로 살면서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 환상으로 보거나 몽상 가운데 살던 자들이다. 현대 사회에서 그런 식으로 영성을 계발하려고 하면 거의 불가능하고 또 실제적이지 못하다. 만일 그렇다면 인도의 힌두교 구루(Guru) 가운데 여러 날 음식을 먹지 않아서 몸에 거의 뼈만 남은 사람이 가장 영성이 깊은 것처럼 착각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평생 일하지 않고 거리에서 일종의 구걸을 하며 마치 점쟁이나 마술사처럼 행동하며 생계를 유지하기도 한다. 그런 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영성과 전혀 다르다.

영성 계발과 관련되어 자주 언급되는 인물들을 보면 Francis Assisi, Teresa of Avila, Thomas Merton, Madame Guyon, Ignatius of Loyola 등인데 대부분 로마 카톨릭의 신비주의자들이고 일부는 동방 정교 사람들이다. 근간에는 Richard Foster, Henri Nouwen, Dallas Willard, Leighton Ford, Eugene Peterson, Robert Mulholland 등이 있다. 필자는 이런 인물들을 모범으로 삼기보다 성경에서 가르치는 객관적인 영성에 관한 것에 보다 집중할 것이며,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으로서 건전한 영성을 계발하고 그것을 실제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