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까불면 죽어" 지난 10월 광화문 광장에 전광훈 목사가 소리쳤다. 전 목사의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나는 하나님 보좌를 딱 잡고 살아. 하나님 꼼짝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단 말이야."
전 목사의 말은 분명 듣기 거북하다. 비기독교인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기독교인들 조차도 전 목사의 발언에 손사래를 칠 정도다. 실제 교계 내부에서는 '신성 모독' 논란이 불거졌고, 심지어 "이단 이상의 심각한 발언," "사탄적 표현"이라는 말 까지나왔을 정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충분히 질문해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과연 전 목사의 발언은 정당할까? 아마 당신은 화가나서 따질 수도 있다. 당연히 잘못된 발언이지 뭐 더 생각할 게 있겠는가? 하지만 이 질문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한번 생각해보자. 전 목사는 왜 "하나님 까불면 죽어"라는 말을 했을까? 전 목사는 정말 하나님을 모욕하기 위해서 그랬을까? 간단히 전 목사가 저런 발언을 한 장소, 상황만 생각해보더라도 저 발언의 의도가 '사탄적 표현'을 위함은 커녕, 신성모독을 위함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의도를 살피면 쉽게 정죄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전 목사에 대한 대단한 배려가 아니다. 오히려 의도 없이 말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이상하다. 어느 누구든지 의도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지혜로운 자의 입술도 충분히 불의 입술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지 않은가?
물론 그렇다고 내가 그의 발언 자체가 정당했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야고보서3:5)"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전 목사가 '사람을 죽이는' 혀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 그의 의도를 고려하지 않고 그의 발언만으로 그를 정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정죄하는 자들은 자신만의 율법에 갇혀 어느새 자신의 혀가 '사람 죽이는' 혀가 됐음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들은 기꺼이 전 목사를 '사탄적'이라 부르는 것이다.
비기독교인이 누군가를 정죄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혀가 독묻은 혀가 되는 것을 알지 못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하나님의 사랑이 임재하지 않은 자에게 정죄란 정의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독교인은 달라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이 임재한 자들은 달라야 한다.
하지만 비극적이게도 교계 내부에서 조차도 전 목사를 '사탄적'이라 말한다. 정녕 이들에게 "남을 판단하는 것으로 네가 너를 정죄함이니 판단하는 네가 같은 일을 행함이라(로마서 2:1)"는 하나님의 말씀은 들리지 않는 것일까?
하나님의 종조차도 너무나 쉽게 정죄하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이 이 나라를 어떻게 보실까 두렵다. 적어도 우리가 기독교인이로서 하나님을 두려워 한다면 다시 한번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혹시 나도 모르게 하나님의 사랑이 아닌 자신만의 율법으로 누군가를 정죄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성제준 '성제준TV'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