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가 기독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라이프사이트(Lifesitenews) 칼럼니스트 조나단 밴 마렌(Jonathon Van Maren)의 4일자 칼럼에 따르면, 최근들어 인간 이성만이 세계를 온전케 한다는 무신론자들의 믿음이 약간씩 전환되기 시작했다고 밝혀 화제다.

크리스토퍼 히친스, 리처드 도킨스, 메덜린 머레이 오헤어(Madalyn Murray O'Hair) 등은 완고한 무신론자들이다. 이들은 “인간은 신을 필요로 하며, 선과 악을 분별하는 데 있어서는 더욱 절실하다”는 믿음을 비웃던 사람들이었다.

무신론자들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죽음 이후 하나님의 심판은 미신’이라 믿는다. 차라리 불교의 윤회 사상을 선호하는 완고한 이성주의자들이다. 이들은 현대 세속사회의 군중들이 굳게 믿는 신념의 토대를 제공하기도 했다.

동시에 공허한 삶의 반복 가운데, ‘현재를 즐기라’(YOLO)는 세속 사회의 한복판에 서 있는 '신앙인'들이기도 하다. 얼마전 미국에서 무신론 예배가 화제를 모았다. 무신론이 과학보다 신앙에 가깝다는 예다.

칼 포퍼에 따르면, 과학은 반증 가능한 예가 있을 때 성립한다. 그러나 '신이 없다'는 반증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신론도 하나의 믿음에 가깝다. 최근 이들이 서구 사회의 윤리적 해체를 목도하면서, 인간 이성의 한계를 절실히 깨닫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분자생물학자 겸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의 발언이다. 2015년, 그는 그의 저서 ‘만들어진 신’을 빌려 “부모는 아이들에게 신앙 전수를 해서는 안 되고, 공교육은 무신론만을 가르쳐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2018년도 더 타임즈(The Times)와 인터뷰를 통해 다소 유순해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세속주의자들이 기독교 파괴를 주장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재고 해봐야한다”고 당부했다. 계속해서 그는 “종교를 없애야 한다는 나의 열광적인 목적은 아마 끔찍한 생각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리처드 도킨스에게서 나온 말인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리처드 도킨스 교수는 “신의 존재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사람들은 더욱 악한 행동을 하려는 본능이 있다”며 세속 사회의 윤리적 해체에 대해 우려했다. 특히 그는 최근 출간 된 ‘커져버린 신(Outgrowing God)’을 통해, 신의 존재는 인간이 윤리를 지키는데 최후 보루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이 한 사람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한다면, 그 사람은 아마 선(善)을 행하려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물론 그는 “이 사실이 그가 신의 존재를 믿는데 강력한 이유가 되진 않을 것”이라 했지만, “신의 존재는 어쨌거나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령 그는 “범죄율을 낮추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도킨스가 그의 생각에 전환을 꾀한 건, 최근 윤리의 해체로 몸살을 앓는 서구 문명에 대한 우려일지도 모른다.

‘신은 인간을 감시하고 징벌하는 존재’로 봐온 도킨스의 신관은 인간의 자유를 사수하기 위한 무신론 사상으로 귀결돼 왔다. 다만 그는 최근 사회의 윤리적 해체상을 목도하면서 인간의 악함을 제어하기 위해선, 결과적으로 신의 존재를 상정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에 이른 듯하다. 그는 “사람은 스스로 선해질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선과 악의 분별이 해체되는 현상은 아마 무신론 때문”이라고 암시했다.

아울러 머덜린 머레이 오헤어(Madalyn Murray O'Hair)도 “신의 존재가 선과 악을 분별하는 윤리적 토대를 제공 한다”라며, 오랫동안 견지했던 무신론에 약간의 수정을 가한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1968년에 미국 무신론 협회장을 지냈던 대표적 무신론자 중 한 사람이다. 그의 발언은 아마 “무신론 프로젝트가 결과적으로 인간 삶에 희망을 줄 수 없다”는 인식의 도달이라고 라이프 사이트는 평가했다.

머덜린 머레이 오헤어는 그의 책 ‘미친 군중(The Madness of Crowds)’에서 “현대 세속사회는 사람들에게 윤리적 기초를 제공할 능력이 없다”고 단언한다. 더욱 놀라운 건 “신앙으로 돌아가는 길만이 윤리를 회복할,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옵션”이라고 강조한 사실이다.

이런 인식 전환에 대해, 라이프 사이트는 “사회의 보강물인 기독교가 없다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주체는 결국 우리”라며, “그러나 지금 우리가 당면한 현대 사회는 사람들이 합의에 이르기도 전에, 거대한 문화적 흐름에 휩쓸려 스스로 붕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무신론에 희망을 품은 사람들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인간 스스로가 유토피아를 창설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인간 스스로가 만든 윤리적 기준에 기초한 사회가 구원인 것처럼 말이다. 이런 실험은 20세기 공산주의 혁명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무신론자들은 인간 이성을 빼곤, 모든 것을 의심한다. 인간 이성의 완벽함을 상정하면서 영혼, 종교 등 형이상학을 배제한 그들의 추론과정이 결과적으로 수 천만 명의 학살을 일으킨 유물론적 공산주의에 귀결됐음을 외면할 수 없다. 공산주의를 주창한 마르크스(K. Marx)는 무신론자였다. 그는 '부익부 빈익빈이 자본주의의 결과물'이라며, 폭력으로서 사회 권력층(부르주아)의 타도를 정당화했다. 물론 부르주아 집단에는 교회도 포함돼 있다.

라이프 사이트는 조나단 피터슨(Jordan Peterson)을 빌려 “인간은 본질적으로 악하며, 지난 20세기 공산혁명이 일으킨 대학살이 이를 증명 한다”고 말한다. 영혼, 신 등 형이상학을 배제하며 인간 이성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무신론의 약점을 재차 지적한 셈이다.

이들에 대해 캐나다 토론토 대학 심리학과 조나단 피터슨 교수는 일침을 가한다. 그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과 젠더 페미니즘 등 네오 맑시즘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면서, 최근 북미권에서 ‘조나단 피터슨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학자다.

조나단 피터슨 교수는 올해 1월 미국의 시사 팟캐스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Joe Rogan Experience) 에 출연하면서 “사회의 모든 불평등이 자본주의적 산물이라는 좌파적 편견은 틀렸다”고 단언했다.

그는 “불평등은 자본주의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며 “어떤 종류든 모든 창조적 영역에서 소수가 총 생산량의 대부분을 독차지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별이 팽창하면서 주변의 별들을 삼키는 블랙홀이라든지, 도시의 팽창, 스포츠 스타의 활약, 음원시장, 미술 계통 모두에 해당되는 얘기라고 패터슨 교수는 설명했다. 파레토 법칙 곧 부의 80%를 상위 20%가 독차지 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자본주의의 구조적 결함 때문만은 아니란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소수의 상층부가 막대한 양의 부를 독점하는 양상은 자본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라며 “불평등은 자본주의 사회의 원리만이 아닌, 일종의 자연 법칙”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던 피터슨 교수는 “마르크스는 자본이 스스로 운동력을 지녀, 소수의 사람에게만 몰리는 양상이 바로 자본주의의 구조적 결함이라고 지적했다”며 “그러나 이것은 틀렸다”고 단언했다. 즉 그는 “자본주의의 고유한 결함이 아닌 모든 생산 체계의 속성”이라고 재차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생산영역을 구축하는 순간부터, 경쟁은 필연적으로 발생했다”면서 “여기서 발생되는 불평등을 어떻게 고쳐왔는지가 그간 인간 역사의 당면했던 문제”라고 했다. 도리어 피터슨 교수는 자본주의 체제가 산업의 다양화와 세분화를 통해 불평등을 어느정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은 불평등을 고치기 위해 생산의 종류를 다양화 시켰다”며 “생산 지형이 세분화 되면서, 한 영역에서 성공 못한 사람은 다른 데서 성공할 수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NBA 스타는 못 되더라도 팟 캐스트 운영자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본주의가 성장하기 위해선, 산업의 다양화를 꾀했다. 결국 피터슨 교수는 “여기에는 ‘인간 창의력’이 작용하며, 우리는 그런 것을 잘한다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피터슨 교수는 자본주의 시장이 인간의 불평등을 상쇄하기 위해 혁신을 추구해 왔다면서, 자본주의의 우월성을 좀 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