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목회를 위해 해외로 유학 가야 할까요?”

23일 한국 분당 지구촌교회. 초교파적으로 전국에서 모인 8백여 명의 신학생들 중 한 명이 이동원 목사에게 질문했다. “나는 사람을 쓸 때 인격을 보지, 학력을 따지지 않는다. 외국 교육의 신드롬을 가질 필요 없다. 한국에서 열심히 하면 된다”고 이 목사가 대답했다.

신학생들의 질문은 계속됐다. ‘자비량 목회에 대해’ ‘어떻게 개척할 것인지’ ‘신학생 시절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인지’ ‘최근 들끓고 있는 네티즌들의 기독교 비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가끔 튀어 나오는 엉뚱한 질문에 박장대소가 터졌다. 1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23일부터 25일까지 지구촌교회에서 한국교회미래를준비하는모임(이하 한미준)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매년 신학생들과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한미준 세미나는 올해도 전국에서 8백여 명이 참석하며 대성황이다. 이 세미나 첫째날 특별한 순서가 마련됐다. 한미준 기획팀은 이동원(지구촌교회), 김동호(높은뜻숭의교회), 전병욱(삼일교회), 송태근(강남교회), 명성훈(순복음성시교회), 김광성(베이징한인교회), 박태윤 목사(21세기교회)를 패널로 앉히고 신학생들이 이들에게 궁금한 점들을 물을 수 있게 했다. 특별히 질의응답 시간은 김인중 목사(안산동산교회)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이번 한미준 세미나는 ‘미래 사역을 마스터하라-지구촌교회 사역을 공개합니다’가 주제다. 주로 한국교회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던 예년의 세미나와 달리 올해는 한 교회의 사역에 세미나 내용을 집중시켰다. 한미준으로서는 새로운 시도인 셈이다. 한미준의 이홍우 간사는 “반응이 좋을 경우 다음 해에도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신학생들의 질문과 패널들의 답변.

“신학생 시절 대형교회에 대한 비전이 있었나요?”

전병욱 목사- 전혀 없었다. 신학대 들어갈 때 아버지가 5백명 모이면 일단 먹고는 산다고 하더라. 나도 한 2백명 모이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웃음) 대형교회를 추구한 적 없다.

“신학생이 가장 갖춰야 할 비전과 덕목은 무엇인가요?”

송태근 목사- 신학생 시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이것을 확고히 하는 것이다.

“외국어 능력 때문에 고민입니다. 해외에서 목회하고 싶은데 자문을 구합니다.”

박태윤 목사- 나는 싱가폴에서 5년, 중국에서 15년을 살았는데 영어와 중국어를 썩 잘하지 못한다. 그래도 한인 목회를 할 수 있다. 언어가 문제되지 않는다.

“지금의 시대에 필요한 개척 방법과 개척시 명시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명성훈 목사- 개척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있다면 하나님의 인도도 있을 것이다. 이 믿음을 가지고 개척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개인이 교회를 개척하기엔 거의 불가능한 시대다. 곁에서 도와줄 사람을 먼저 확보하는 것도 좋다.

“해외선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김광성 목사- 나는 학부생 때 중국어과였지만 중국 선교에 대한 비전은 없었다. 그러나 뒤돌아 보니 나의 힘으로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하나님께서 준비해 놓으셨던 것 같다.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믿고 나아가길 바란다.

“자비량 목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김동호 목사- 목회도 전문적인 것인데 두 가지 일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자비량 목회를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목회자는 목회만 해야 한다.

“아프간 사태 등 기독교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난무합니다. 이런 비난을 교회가 어떻게 극복할수 있나요?”

김동호 목사- 교회가 교만하다. 세상을 언제나 깔본다. 그래서 세상 읽는 것이 둔해져 있다. 때문에 세상은 기독교를 좋지 않게 본다. 한국교회가 겸손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세상을 좀더 귀히 여기고 사랑했으면 한다.

“성공적인 목회를 위해 해외 유학은 필요한가요?”

이동원 목사- 1960~70년대는 정보가 부족한 시대였다. 책도 얼마 없었다. 그 때 미국 가니까 다른 세계더라. 하지만 지금은 미국에 있는 책들이 두세 달이면 다 번역되서 나오고, 정보가 넘쳐난다. 이제는 얼마나 성실하게 공부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나는 사람을 쓸 때 인격적 그릇을 보지, 유학 갔다 왔다고 해서 쓰지 않는다. 외국 교육의 신드롬을 가질 필요 없다. 한국에서 열심히 하면 된다.

“교회 내에서 사모의 은사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동호 목사– 교회에서 사모가 사역하는 것은 좋지 않다.

박태윤 목사- 내 아내는 10년 동안 자식만 키웠다. 그러니 내가 교회에서 사역하기 편하더라. 사모는 교회 일에 간섭하지 않고 자식을 잘 키우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송태근 목사- 사모는 교회 사역에 관여하면 안 된다. 하지만 처음 개척할 때는 목사의 아내로서 책임을 지고 어느 정도의 헌신은 필요하다고 본다.

전병욱 목사- 개척교회 외에는 사모 역할이 필요 없다.

김인중 목사의 아내 이재순 사모– (계속되는 사모 이야기에 청중석에 앉아 있던 이재순 사모가 발언했다) 전병욱 목사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개척할 때는 사모 역할이 필요하다. 그런데 교회가 부흥하면 사모 역할은 많이 필요 없다. 교회가 성장한 이후에는 일선에서 물러나는 게 좋다.

“개척을 하려고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김광성 목사- 교회는 누구라도 개척할 수 있다고 본다. 한 사람이 있는 곳이라도 개척해야 한다.

김인중 목사- 먼저 개척에 대한 소명이 있는지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전도를 할 줄 알아야겠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법적인 것보다 복음 자체를 전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어디든지 가오리라는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