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아동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동성결혼에 반대한다며 계약직으로 일하던 기독교인을 해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성결혼 찬반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찍는 게 맞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호주는 지난 12일부터 '동성커플의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해야 하는가' 문제로 찬반 국민투표를 우편으로 진행 중이다.
호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매이들린으로 알려진 이 여성은 8월 29일 페이스북에 결혼연맹(Coalition for Marriage)이 올린 글 '(동성결혼) 반대(투표) 해도 괜찮아요'(It's OK to Vote No)라는 내용의 필터를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에 추가했다. 이는 하루 만에 사라지게 돼 있었다.
올린 지 일주일 후인 지난 주일, 그녀는 직장 '캐피탈 키즈 파티스 인 캔버라' 상사로부터 해고됐다는 내용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았다.
그녀의 상사인 마들린 심스는 "동성애 혐오적인 관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회사에 해로울 뿐 아니라 회사의 소유주로서 저의 개인적인 가치와 도덕에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우리 회사에는 동성애자 직원도 있고, 동성애 소비자들도 있습니다. 당신은 물론 당신의 견해를 밝힐 자격이 있지만, 동성애 공동체에 속한 이들과 친구들에게 치명적인 감정의 고통을 주는, 극도로 해로운 어떤 것을 드러내놓고 알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당신의 도덕을 존중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함께 갈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심스는 같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도덕적으로 지나칠 수 없는 문제였다"고 밝혔다.
매이들린이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같은 내용의 필터를 적용하자마자, 그녀의 동료이자 심스의 남동생은 이를 삭제하라고 경고했다. 그녀는 이를 거절했고 이 때문에 심스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자신의 남동생이 언어적인 폭행을 당했다는 이유다.
매이들린은 "기독교인으로서 나의 신념을 대변하는 것은 두렵지 않다. 우리 모두 '찬성 투표합시다'라는 필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해도 괜찮습니다'라는 내용의 필터도 있다. 이를 올릴 필요는 없었지만, 침묵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후 심스는 페이스북에 왜 매이들린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는지 분명히 밝혔다.
그녀는 "오늘 나는 '(동성결혼을) 반대해도 괜찮다'는 느낌을 공개적으로 알린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동성결혼에 반대하려는 욕구를 알리는 것은, 제가 봤을 때 혐오적인 말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면서 "(동성결혼) 반대는 괜찮은 일이 아닙니다. 동성애혐오는 괜찮지 않습니다. 이는 개인의 의견이나 종교의 문제가 아니고 진실된 인간에 대한 사랑과 삶의 문제입니다. 언론의 자유가 존재하는 이유가 있으며,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매이들린은 인터뷰에서 "내게는 많은 동성애자 친구들이 있다"고 밝히면서 자신이 동성애혐오자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녀는 "내가 미니 마우스 차림을 하고 행사에 참석했는데, 그곳에 동성애에 끌리는 아동이 있다고 하자. 난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그 아이를 사랑할 것이다. 난 모두를 사랑한다. 난 증오를 가진 사람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디언지는 심스가 매이들린을 해고한 것은 호주의 ACT 차별금지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종교적, 정치적 신념을 보호하는 법이다.
ACT 인권위원회에 소속된 카렌 투헤이 위원은 "심스가 계약자의 종교와 정치적 견해 때문에 그를 해고한 행위는 불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를 기초로 고소할 수 있다. 이것이 ACT 민사 및 행정재판소의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시드니에 위치한 법률회사인 헨리 데이비스 요크에 소속된 스칼렛 리드 변호사는 "매이들린이 심스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6개월 간의 기간이 필요한 임시직원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녀는 그러나 "이 특정한 인물은 불공정 해고를 주장하는데 있어서 특별한 요구사항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고 덧붙엿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