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알카에다가 최근 말리에서 발생한 스위스 선교사 납치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2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베아트리스 스토클리(Beatrice Stockly)는 스위스 출신 기독교 선교사로, 지난 1월 8일 말리의 팀북투(Timbuktu)에 소재한 그녀의 자택에 침입한 무장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다.
공개된 동영상 속에 등장한 알카에다 대원은 영국식 억양으로 "사하라 지역의 우리 이슬람 마그레브가 이 기독교인를 납치했다. 그녀는 세속적인 삶의 부스러기들로, 이슬람 지역의 많은 이들을 세속화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이 선교사의 석방 조건으로,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에 회부돼 있는 알카에다 대원 아흐마드 알 파키 알 마흐디를 비롯해 말리 정부에 의해 수감된 동료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40대의 스토클리 선교사는 8분짜리 영상에 히잡과 베일을 착용한 채 등장한다. 그녀는 이 영상이 납치된 지 11일 만인 1월 19일 촬영됐다고 전했으나, 영상 기록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당시 무장한 남성들이 4대의 차량으로 현장에 도착했으며, 모래 위에 남은 발자국들이 그녀의 집을 향해 있었다고 한다.
팀북투 마을의 비랄 마하만(Bilal Mahamane) 의원은 "이웃들은 여성이 크게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면서 "경찰에 신고한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술레이만 마이가(Souleymane Maiga) 군 대변인은 "이 유럽 여성이 새벽 3시 30분쯤 납치된 것으로 확인된다. 연락을 받은 것은 오전 6시였다"고 했다.
스토클리는 2012년 4월에도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에게 납치됐다가, 부르키나파소 당국의 중재로 풀려났다.
현재 말리 북부는 알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부인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AQIM)를 비롯한 극단주의 단체들이 장악 중이다. 이들은 2012년 내전 중 정부의 통제력이 약해진 틈을 타 영향력을 확장했다가, 정부의 지원 요청을 받은 프랑스군에 의해 물러났다. 그러나 여전히 이 지역 내에서 산발적인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