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명의 에티오피아인들이 지난 23일 아디스 아바바 중심에 모여, 이슬람국가(IS)에 의해 목숨을 잃은 28명의 기독교인들을 위해 행진했다.
BBC뉴스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보쉐 총리는 아디스 아바바의 메스켈광장에서 "IS는 야만적이다. 이번 사건은 리비아의 시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잔인한 행위일 뿐 아니라,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른 이들의 사탄적인 목적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시위자들은 "우리는 테러리즘에 무릎 꿇지 않을 것이다", "세계는 테러리즘에 맞서 연합해야 한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높이 들고 행진에 참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번 행진이 정부의 허가를 받아 진행되긴 했으나, 시위대와 경찰 간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이를 진압하기 위해 최루탄이 동원되기도 했다.
데살렌 총리는 또한 "에티오피아는 반드시 '국내에서 자생한 테러리즘'을 척결해야 한다"고 밝히고, 불법 이민을 통한 인신매매의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경고했다. 그는 "우리의 시민들 누구에게나 전 세계의 어느 곳에서든지 먹고 살면서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인신매매에 따른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을 야기하는 불법 이민은 반드시 멈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살해된 에티오피아인들은 리비아를 경유해 사하라를 건너 유럽에 도착하는 루트를 따라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에티오피아인들은 높은 실업률과 내전에서 탈출하기 위해 이 같은 모험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IA 월드 페이스북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나라다. 인구의 43.5%는 동방정교회, 33.9%는 이슬람, 나머지는 대부분 다른 기독교 교단에 속해 있다.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해 온 신앙공동체들은 전례없던 이러한 테러에 놀라 고향을 떠나왔다고 밝혔다.
IS가 에티오피아 기독교인들을 살해한 것은 기독교 단체 뿐 아니라 무슬림 지도자들에게도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수니파 이슬람 학문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알아자하르대학교 역시 최근 성명을 통해 "가증스러운 범죄이며, 모든 종교·법·인류에 반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요지를 장악한 IS는 현재 리비아 일부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