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을 소재로 한 헐리우드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Exodus: Gods and Kings)'가 일부 이슬람 국가에서 상영 금지 처분을 당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과 크리스천 베일이 호흡을 맞춘 블록버스터 영화로 화제를 모았던 '엑소더스'는 미국에서 12월 중순 개봉 첫 주 당시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이후 '성경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기독교 관객들의 혹평 속에서 저조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이집트와 모로코에서도 영화는 상영 금지 처분 결정에 직면하게 됐다. 최근 현지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이집트 당국은 영화가 '역사적으로 부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상영 금지 처분을 내렸다.
이집트 포털 사이트 '몹타다(Mobtada)'에 따르면 이집트 문화당국은 "이 영화는 역사적인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며 특히 유대인들이 피라미드 건축에 동원된 것으로 묘사된 부분과, 홍해가 갈리지는 장면이 기적이 아닌 지진에 의한 것으로 그려진 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슬람에서도 존경받는 선지자 중 한 명인 모세가 일반 장군과 같이 묘사된 부분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모로코 당국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 첫 시사회 이후 상영 금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엑소더스'는 미국 기독교 평단에서도 비판을 받아 왔다. 미국 기독교인 소비자 단체인 페이스드리븐컨슈머즈(FDC)는 이 영화에 평점 5점 만점 중 2.5점을 부여하며 이유로 "출애굽 과정 가운데 중심이 되는 하나님이 역할이 지나치게 축소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출애굽을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의 영적 대결'이 아닌 모세와 람세스라는 '영웅적 인물 간의 대결'로 묘사한 부분이 문제가 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