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사망한 야세르 아라파트(Yasser Arafat)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전 의장이, 생전 크리스천이 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크리스천 저술가로 유명한 R.T. 켄달(R.T. Kendall) 목사는 최근 프리미어크리스채너티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4년 11월 11일 야세르 아라파트와 함께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을 보았다. 당시 그는 영화를 보면서 분명 눈물을 흘렸고, 5번의 만남 중에도 예수님에 대해 더 듣고 싶어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켄달 목사는 "그를 천국에서 본다고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라면서 "그를 위해 5번 기도해 주었고, 기름으로 안수해 주었으며, 영접 기도를 해 주었다"고 밝혔다.
아라파트 전 의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오랜 분쟁을 종식시킨 오슬로 협정을 이끌어 낸 공로로, 지난 1994년 이츠하크 라빈(Yitzhak Rabin), 시몬 페레스(Shimon Peres)와 더불어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으나, 재임 시절 많은 분쟁을 겪었다.
그는 반대하는 이들에게는 '테러리스트이자 부패한 정치인'이라고 비난받았지만, 지지자들에게는 '자유를 위한 투쟁가'로 불렸다.
아라파트 전 의장이 75세로 사망하자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순간"이라며 애도했다. 독일 요슈카 피셔(Joschka Fischer) 외무상도 "그의 삶은 기구하고 비극적인 팔레스타인과 중동 지역 전체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면서 "그의 삶은 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평화를 대변했으나, 그의 죽음은 많은 이들의 절망과 역사의 지연을 초래했다"고 했다.
당시 세계교회협의회(WCC)도 성명을 통해 "아라파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하나되게 한 인물로 기억될 것이며,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조국을 건설하는 데 일조한, 그의 특별하고도 끈질긴 헌신을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거룩한 땅(Holy Land)의 교회들과 함께 팔레스타인 사회와 미래를 위한 그의 헌신을 기릴 것"이라며 "아라파트는 '모스크와 더불어 교회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에 핵심적인 기관'이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아라파트 전 의장은 75세이던 2004년 11월, 프랑스 파리의 군 병원에 입원한 뒤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한 달 만에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