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일어난 자살폭탄테러, 엄격한 신성모독법, 기독교인에 대한 강제 개종과 강제 결혼, 생활터전 파괴, 기독교인 여성과 여자아이들에 대한 성적 학대를 포함한 상습적 폭행 등.... 무슬림이 96~97%에 이르는 파키스탄에서 이 같은 종교 폭력과 박해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현지인에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한 파키스탄 그리스도인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스토트-베디아코 포럼 논찬자로 참석한 옥스퍼드선교대학원(OCMS) 박사과정의 막수드 카밀(Maqsood Kamil)은 기독일보·선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그리스도인들이 심각한 박해 가운데서도 어떻게 신학을 발전시키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응전할지를 논의하고 싶었다"며 "이는 서구 선교사 중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것이며, 바로 우리가 해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카밀 박사는 또 "파키스탄 역시 서구 신학자들과 선교사들에 의해 복음을 받아들였다"며 "서구 상황과 파키스탄 상황에는 차이점이 많기 때문에, 우리 문화 상황에서 토착민이 어떻게 복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카밀 박사는 최근에 있었던 가장 생생한 박해현장으로 작년 9월 페샤와르의 올세인트교회(All Saints Church)에서 일어난 자살폭탄테러를 들었다. 그는 "당시 두 명의 이슬람 자살특공대 때문에 130여 명 가까이 사망하고, 160여 명이 부상당했다"며 "지금까지도 대다수 피해자가 전혀 치유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개인에 대한 박해보다 더 큰 문제는 사회적으로 기독교인을 추방하고, 사회 활동 및 경제 활동을 금지하는 것"이라며 "이는 정말 가혹한 박해"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에서의 상황화 선교 방안으로 카밀 박사는 "예수를 닮아 사는 것이 박해 속에서 살면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상황화라고 믿는다"며 "무슬림은 우리를 증오하고 때리고 살해하라고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명령대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화 선교의 예로 10만 명 이상이 사망한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 당시, 그리스도인들이 피해자들을 위한 병원을 열고 지원 물자를 보낸 것을 꼽았다. "당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중 그리스도인은 없었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우리를 증오하고 죽이려 한 무슬림을 위해 피해 현장으로 달려가 도왔다"며 "이것이 파키스탄 그리스도인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상황화였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리스도인의 이 같은 나눔과 섬김, 헌신에 당시 무슬림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카밀 박사는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면 사람들의 마음이 훨씬 빨리 열린다"며 "지진, 홍수 등으로 사람이 죽어가고 있을 때 도움을 주자 많은 무슬림이 기뻐하고 마음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문제는 위급한 시기가 지나고 나서, 간이보건소를 세우고 적극적으로 피해자들을 도우려 할 때마다 군사정부가 군대를 보내 이를 막고, 기자재를 빼앗으며 전도하지 않겠다는 문서에 사인을 요구한 것"이라며 "이때마다 그리스도인들은 굉장히 낙담하고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카밀 박사는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에 파키스탄 선교를 위해 기도를 요청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현지 신학교 부학장을 맡고 있는 그는 "파키스탄의 상황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신학교를 통해 그리스도인 리더십을 세우는 일"이라며 "신학교를 세울 때마다 학교 건물과 자재를 빼앗기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교수도 부족하지만, 빠른 시일 내 더 많은 기독교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기도와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