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 총장
마우 총장은 “전통적인 신학교육 위에 새로운 통찰력을 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기를 마무리하는 풀러신학교 리처드 마우 총장(Richard J.Mouw)은, 수많은 교단과 신학적 다양성 속에 일치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음주의 계통이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그가, 몰몬교나 힌두교 등 타 종교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기에 이러한 발언이 더욱 주목을 끌었다. 마우 총장은 또한 21세기에는 신학 교육을 새로운 방식(효율적인 방식)으로 하는, 새로운 모형의 신학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우 총장은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미에서는 복음주의가 무엇인가 하는 데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풀러는 수많은 교단적·신학적 다양성 가운데 일치되는 것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북미 교회들 뿐 아니라 한국교회가 붙들어야 할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마우 총장은 “미국은 복음주의의 영향이 컸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복음주의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복음주의 4가지 중요한 요소’ 대해 언급했다.

마우 총장은 “첫째는 성경의 권위,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절대적 권위이다. 교회 역사로부터 배울 것들이 많고, 다른 학자들에게도 배울 것이 많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아무리 똑똑한 말로 우리를 설득해도 그것이 말씀에 위배된 것이라면 우리는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는 회심주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적이고 인격적인 그리스도 예수와의 만남을 통한 회심이라고 할 수 있다. 복음주의의 핵심은 십자가 중심의 신앙이다. 우리 신앙 가운데 여러 가지 요소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 이름을 부르는 자들에게 구원이 임한다는 것이고, 십자가 사건이다. 신학의 중심은 십자가여야 한다. 십자가가 빠지면 우리는 아주 비참해진다”고 했다.

또 “세번째는 세상에 들어가서 이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누군지 전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회 가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교회가 되고 우리가 그리스도 예수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우리가 전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안으로 들어가서 직접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면서 사는 것, 가난한 자들을 돌아보는 것이 복음주의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저는 칼빈의 선택 이론을 믿는다. 우리가 예정을 믿긴 믿는데 ‘무엇을 위해 예정되어 있는가’가 중요하다. 대선 때에도 대통령을 선택하지만, 대통령은 무엇 때문에 국민들이 자신을 선택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대통령이 선택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이유를 알지 못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예수님께서도 ‘내가 너를 선택했다’고 하셨는데, 무엇을 위해 우리를 선택하셨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이는 ‘내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너를 선택했으니, 그 일에 훈련을 받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동참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우 총장은 이와 관련해 풀러신학교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에 대해 “굉장히 빨리 변화하는 세상 속에 들어가 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제자들을 어떻게 키워낼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풀러가 수 많은 교단적·신학적 다양성 가운데 일치되는 것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사안은 북미 교회들 뿐 아니라 한국교회가 붙들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풀러가 지난 시간 고민했던 중요한 것은 복음 안에서 하나되는 것이다. 다원주의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교회사나 조직신학 등을 배우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이러한 전통적인 교육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동시에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상황, 문화, 사회 현장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우 총장은 “네번째는 종교 간의 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논란이 될 수도 있지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어렸을 때에는 우리가 이슬람 국가들을 위해 기도할 경우, 그들을 기독교인으로 만드는 일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은 이슬람이 우리 이웃이 되어서 함께 살고 있다. 손자가 2명 있는데 둘 다 무슬림과 함께 배우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 불교 신자들도 있고, 힌두교 신자들도 있다. 종교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야 효율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예수 십자가를 통한 사랑으로만 그들이 변화될 수 있다. 그들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마음을 여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우 총장은 은퇴 이후 교수로서 활동하면서 전통적인 신학 교육 위에, 평신도 사역자들을 위한 새로운 방식의 신학 교육을 연구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상담, 리더십, 청소년 사역, 결혼하지 않는 여성 사역 등 오늘날 사역의 현장은 굉장히 복잡하다. 중요한 전통적인 신학교육 위에 새로운 통찰력을 더해야 한다. 21세기에는 새로운 모형의 신학교가 필요하다”며 “신학교육 전파의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하면서 ‘수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를 전파해 나갈 것인가?’, ‘이들을 어떻게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들로 세울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신학교들이 하나님 나라의 사역을 위해 목회자를 길러내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이제는 문화, 예술, 사업적인 바탕을 비롯한 신학적 바탕을 갖고 그들이 속한 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신학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삶과 사역, 신앙과 삶의 영역 속에서 효과적인 평신도 지도자들을 길러내는 신학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은퇴 이후 신앙과 공적인 삶을 연결시키는 교육 기관을 만들어내고 싶다. 이를 통해 일터-신학-교회와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방법들을 연구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풀러신학교
(Photo : 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