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7일 오전 11시 11분… 바로 지난 주 금요일, 오랫동안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그리고 우리를 통해 지으신 하나님의 거룩한 처소, 새 성전을 사용해도 좋다는 입주 허가(occupancy permit)를 락빌시청 검사관(City Inspector)을 통해 받았습니다. 물론 앞으로 진입로 공사를 마무리해야 최종 입주허가를 받게 되지만 그래도 이제부터는 건물을 사용하는데 아무런 제한이나 규제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하나님의 귀한 사역에 부름을 받고 쓰임을 받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건축 실무를 맡아 굳은 일, 귀찮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때론 자기 생업조차 뒤로 미루면서 애를 쓰신 건축위원회 실무자들께 참 많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새벽 5시에 기도로 하루를 시작해서 밤 10시에 하루를 기도로 마치면서 교회 건축을 위해 진력하여 기도해 주신 분들에게도 한없는 고마움을 전합니다. 400일 동안 매일 매끼를 연속으로 금식하며 기도해 주신 분들의 헌신도 마음속 깊이 새깁니다. 또한 모두가 어렵다고 하는 열악한 경제 여건 속에서도 거룩한 하나님의 처소를 짓기 위해 소중한 재물을 기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헌금해 주시는 모든 분들을 축복합니다. 그리고 공사를 시작한 후부터 1년 남짓 동안, 건축 설계를 락빌시에 신청한때부터 거의 10년 동안, 우리에게 하나님의 거룩한 처소를 짓는 마음을 주시고 이를 위해서 정성을 바치기 시작한지 20년여 동안, 짧지 않은 세월을 함께 기도하며 같이 기다려온 모든 분들을 사랑합니다.

지난 건축의 과정을 뒤돌아보면 어느 한 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때가 없었고, 그 어떤 공정도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가 아닌 것이 없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그래도 뒤돌아보면 지나온 세월 중에서도 다른 때보다 유독 또렷하게 기억되는 시간이 있고, 비슷비슷한 일들을 경험했지만 유난히 생생하게 기억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공사를 착공한 후인 지난 1년여 동안만 뒤돌아보더라도 지나온 공정중 어느 하나 허술한 것이 없고, 다른 공정에 비해 하찮은 것이 없이 모두가 소중하지만 그래도 유난히 기억되는 시간과 사건들이 있습니다.

요즘 “기쁨의 언덕으로”를 통해 매일 묵상하는 말씀이 사무엘하에 기록된 다윗에 관한 이야기인데 성경에 기록된 다윗이 살아온 이야기를 보면 다윗의 일대기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고르게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다윗이 치룬 전쟁에 관한 이야기도 어떤 전쟁에 대해서는 그냥 어느 나라와의 전쟁에서 이겼다고만 기록되어 있고, 또는 때론 주변 여러 나라와의 전쟁에서 이겼다고만 되어 있지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와 언제 치룬 전쟁인지도 불분명한 기록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어떤 전쟁 기록은 어느 나라와 그 전쟁을 치룬 동기부터 시작해서 어느 만큼의 군사력으로 어떤 전략으로 임했다는 아주 자세한 소개와 함께 전쟁을 치루는 현장의 모습도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왜 어떤 전쟁은 결과만 간단하게 다루고, 또 다른 전쟁은 그 시작부터 마지막까지를 소상하게 다루는 것인지 저자의 본래 의도를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아마도 그렇게 자세하게 기록된 전쟁은 다윗 개인이나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준 전쟁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와 같은 역사 기록의 차이는 비단 다윗의 일대기만은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온 삶의 자취들을 뒤돌아보면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분량의 시간이고 비슷한 사건들을 거쳐 왔지만 어떤 순간은 다른 여느 때보다 선명하게 기억이 되고, 어떤 사건은 일평생 잊지 못할, 아니 살아가면 갈수록 더욱 더 또렷하게 기억되는 사건도 있습니다. 그렇게 기억이 생생한 것도 그 시간과 사건이 우리들의 삶에 준 영향 때문입니다.

새 성전을 착공하고 완공할 때까지의 여정에서도 유난히 기억되는 시간들과 사건들이 있습니다. “기쁨과 축복의 400일”을 선포하며, 모든 공정을 하나님께 의뢰하며 송구영신예배를 드린 1월 1일, 매섭게 부는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주일 오후에 착공을 알리는 첫 삽을 뜨며 기공예배를 드린 1월 23일, 돌 하나, 물 한 방울 나오지 않던 기초공사중 새로 짓는 채플 강단 위치에서 차돌(흰돌)이 나온 일, 지난 8월 역사상 처음 지진이 일어나고 이틀 후에 토네이도 예보에 이어 다시 이틀 후에 온 허리케인에서도 아무런 피해가 없었던 때, 유난히도 무더웠던 7월과 8월동안 에어컨 없는 지하 친교실에서 후덥지근한 선풍기 바람을 쐬며 얼린 물병을 들고 땀 흘리며 성탄찬송을 부르던 여름날의 주일, 건축 중인 현장에 와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비빔밥을 나누어 먹던 9월 11일, 400일을 마친 바로 다음 날, 새 성전에서 감격의 첫 예배를 드린 지난 2월 5일, 입주허가를 얻지 못해서 주일예배를 다시 밀리안교회에 가서 드려야할 때, 다시 주일예배를 드릴 수 있는 임시 사용허가를 얻은 2월 10일, 그리고 소방검사와 건물검사, 엘리베이터 검사를 모두 거치며 가슴조이며 기다리던 입주허가를 받던 바로 지난 금요일, 2월 17일… 건축을 해온 공정 중에서 유난히 기억에 남는 날들입니다. 우리교회에 커다란 영향과 의미를 담았던 시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