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필드 신드롬」을 한 마디로 하자면 전형적인 십대 소년의 반항끼를 말한다. 예컨데 헐리우드의 제임스 딘과 같은 캐릭터를 두고 말해서인지 「제임스 딘 신드롬」이란 말로 더 알려져 있다. 좀더 자세히 부연 설명 하자면 짧고 굵게 살면서도 오랫동안 세인들의 뇌리에 각인시킨 사람들을 두고 말한다.

그런데 콜필드란 『호밀밭의 파수꾼』에 등장하는 주인공으로 냉소적인 반항아의 대명사가 되었고, 제임스 딘은 콜필드 신드롬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 제임스 딘 신드롬을 일으키고 짧은 생을 마감한 것이다. 단 세편의 영화출연으로 전세계 젊은이들의 가슴에 ‘청춘’의 화신으로 각인된 배우, 제임스 딘. 자동차 사고로 24년의 짧은 생을 마친 지 반세기가 돼가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가 살아 있다고 믿고 있으며 제임스 딘의 고향 인디애나주 페어마운트에는 그를 추모하는 인파가 줄을 잇는다고 한다.

그는 스피드광으로 포르쉐 550 스파이더를 타다 숨졌는데 이차는 그의 사망이후 수리 작업을 거쳐 다시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되었으나 이 차량은 판매될 때마다 교통사고를 일으켜 운전사를 사망시켰다. 결국 이 차는 폐차가 결정되었는데 그 후 이 차의 부품을 떼어다 붙인 다른 차량 역시 같은 교통사고로 운전자를 죽음으로 몰았다고 하니 기이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콜필드나 제임스 딘 아류에 속한 인간군들은 의외로 많다. 신화적 록커 엘비스 프레슬리나 문 워크(Moonwalk)의 주인공인 마이클 잭슨이 그렇고 정치인으로는 죤 F 케네디 로버트 케네디형제, 한국의 김소월이나 김유정, 피아노의 시인 쇼팽 프랑스 오페라를 세계무대에 올린 조르쥬 비제 등 한도 끝도 없다.

그런데 이 콜필드 신드롬이 한국에서 재연될 조짐이 싹트고 있다. 다만 저들의 콜필드 신드롬은 이유없는 반항이 아니라 이유있는 반항이라는 것이 다른 점이다. 금번 서울 시장선거에서 젊은들이의 이유있는 반항이 보수의 장벽을 허물어 버린 것이다. 문약하고 여성화로 진화하는 것처럼 보였던 신세대가 이처럼 정치적 세력으로 무엇을 보여준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노련한 보수 정치가들도 화들짝 놀랄 수 밖에 없게 만든 이 콜필드 신드롬을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까? 이것이 이제는 그들의 숙제가 되었다.

대학등록금 문제를 쌈박하게 해결만 했어도, 대기업들을 족쳐서 취업문호를 확대하는 기지만 발휘했어도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야당인들, 시민연대인들 별수 없을 것이다. 저들인들 불같이 일어나는 콜필드 신드롬을 잠재울 무슨 재간이 있으랴! 조국이나 안철수인들 별수 있으랴! 행여나, 혹시나가 역시나가 될 것이 분명한 터에 그저 가늘고 길게 살자고 간절히 읍소할 것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젊은이들이 죽음의 포르쉐를 몰아 콜필드 신드롬을 재현하기 전에 사화(私和)하고 진화(鎭火)하는 작업을 하는 일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