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에피소드는 익명성을 위해서 당사자들의 신분과 이름, 상황 등은 각색이 되었음을 알림)

14살난 사무엘은 정말로 착한 아이요 ‘엄마의 아들(Mom’s Kid)’이라 할 정도로 엄마와 가까운 아이였다. 그러나 중학교를 들어가고 나면서 점차 변화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친구들 밖에 모른다. 엄마가 늘상 기대하던 행동들은 어디로 갔는 지 또래 친구들이라면 쩔쩔매고, 이제는 엄마나 다른 가족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부모의 말보다는 친구들이나 선배들의 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귀여운 아들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엄마 진숙씨는 교회 상담목사님을 만난 중에 이런 변화를 설명하면서 ‘이제 사무엘은 더 이상 이전의 내 아들이 아닌 가봐요!”라고 하소연한다.

사무엘은 지극히 정상적인 인간의 성장과 발달과 관련한 변화를 경험하는 것이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아니다. 다만 그 변화의 시기상 이전의 초등학교를 다닌던 때처럼의 상호작용이나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지 아니하여도 인간 발달과정 상의 정상적인 단계를 지나면서 가지는 일련의 전형적인 특징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 뿐이다.

부모된 어른들은 왕왕 자신이 지나온 삶의 여정의 일들을 잘 잊곤 한다. 부모된 우리 자신들도 청소년 시기를 지나면서 이런 저런 부모의 기대(?)를 못 채우는 행동들이나 생각들을 한 적들이 있다. 물론 지금의 부모들 세대들이 지나온 삶의 환경이나 여건들이 요즘과는 많이 달라 지극히 제한이 된 경우들이 흔히 있을 수 있지만 말이다. 청소년시기의 발달과정 상의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한 사람의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게 되고 통상은 자신의 삶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가게 된다.

발달이론들을 제시하는 여러 학자들 중에 마가렛 말러 (Margaret Mahler)라는 학자는, 한 사람이 어머니를 떠남과 스스로 한 개인 자신이 되는 것 사이의 갈등에 초점을 둔다. 이 갈등의 투쟁 역시 청소년기에 고양된다고 하며 이 시기에 분리(부모로 부터의 분리)와 개별화(한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구별)되는 과정을 주목한다.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인간을 이해하는 핵심으로 모든 것을 ‘인간의 성’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그 발달 과정들을 구분, 이해하였지만 일부 ‘성’과 관련한 본질이 핵심이 되는 경우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학자들은 또 다른 국면들이나 특질들을 주목하여 그 이론들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의 청소년 자녀들이 성장하는 ‘현대’라는 시기는, 지금의 부모의 세대들, 기성세대들이 닥쳐보지 않은 새롭고 큰 다른 도전들을 가져오고 있다. 그러기에 건강한 부모 자식관계, 건강한 친우관계, 건강한 자아인식과 자긍심을 가지고 있으면 이런 새로운 추가되는 도전들을 더 잘 이기고 건강하고 균형잡힌 사회인으로 성장해 나가기가 훨씬 쉬운 것이 사실이다. 청소년 비행, 자살, 우울증과 스트레스, 사회 부적응 등의 문제들은 청소년들이 앞서 언급한 발달과정 상의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이루지 못하거나 심각한 부기능의 문제들을 가짐으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청소년 문제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청소년기의 자녀들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들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우리는 얼마나 청소년시기의 발달과정들을 성공적으로 잘 통과하고 나가도록 얼마만한 배려와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