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센서스국(US Census Bureau)에서 2010년 12월 발표한 자료가 우리 한인 이민목회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돌아 보자. 먼저 최근 이민자들이 미국에 와서 처음 거주지를 도시로 정했던 전통적인 기준보다 서버브 지역에 자리잡는 비율이 늘어났다는 자료가 발표됐다.(12/14/10일 자 뉴욕타임즈 13면 “Immigrants Make Paths to Suburbia, Not Cities”) 외국에서 태어난 인구 즉 이민자가 도심 지역(LA)에서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더 이상 늘지 않는 반면 한 교외 지역에서는 네 배나 늘어난 경우가 있다.(Atlanta) 또, NY 지역 Queens는 아시안이 14%에서 26%로 늘었고, Brooklyn은 1/3이 아시안으로 늘어난 경우도 소개되었다.

사실 목회 현장에서는 이미 경험하고 있던 것이지만 이번 자료를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백인,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기타로 분류한 다섯 인종의 통계를 실제 확인해 볼 수 있다.(“Mapping America: Every City, Every Block”, 사진). 이번 자료는 the American Community Survey라 하여 미국 전 지역을 67만 구역으로 나누어 구역별로 각 인종 비율 현황 및 수입, 교육, 통근 시간 등의 지표를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2005년부터 2009년을 기준으로 10명에 1명꼴로 샘플을 뽑아 나온 추정치 통계이므로 오차의 고려는 필요하다.

한편, 10년마다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2010 연방 인구 센서스의 첫 통계가 12월 21일 부분적으로 나왔는데 남부와 서부는 인구 증가율이 높은 반면, 동북부와 중서부는 증가율이 미미한 결과를 보여준다. 각 주의 인구는 연방 예산 지원과 435석의 연방하원 의석 수 산출의 기준이 되는데 CA, FL, TX주는 하원 의석 수가 늘고, IL, NY는 줄어드는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워낙 거시지표인지라 해당 주의 한인 인구 증가 여부와 직접적 상관 관계는 낮아 보이고, 각 주 별로 취하는 이민 정책과 같은 또 다른 변수의 고려가 필요하다.

최근 연달아 접하게 된 통계가 4천여 한인 이민 교회의 목회에 미치는 바는 무엇일까? 가장 직접적인 것은 이미 경험하고 있는 도심 교회들의 축소 현상이다. 많은 교회들의 서버브 이전 현상이 있었고, 개척하는 경우 도심에서는 쉽지 않은 것이다. 역사가 100년이 된 LA 지역 어느 한인교회의 교세가 약해진 모습이 상징적 예다.

그렇다면 이민자 유입이 적어진 도심의 교회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앉아서만 볼 것인가? 아니면 ‘사명 재수립’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인가? 타 인종과 교회 시설을 공동 사용하거나 도심 지역 대학생 사역에 초점을 맞추거나 뭔가 기존의 목회와는 다른 사명이 필요한 것이다. 60년대 이후 백인들의 서버브 이주가 일어나면서 도심 목회(Urban Ministry)라는 새로운 영역이 개척됐는데 이민교회에도 이제 유사한 변화가 온 것이다.

흔히 “고기가 있는 곳에 그물을 던지라”고 말한다. 교회 개척 또는 목회에서 지역의 인구, 직업, 수입, 교육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주님은 ‘깊은 데로 가서’라고 말씀하시고, 평생 어부 생활로 잔뼈가 굵은 베드로는 ‘말씀에 의지하여’로 순종한다. 목회를 위해 지역에 대한 통계도 필요하지만 우리 주님이 말씀하신 ‘깊은 데로 가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민해 보자. 사람 많은 곳을 좇아가라는 말씀만은 아닐 것이기에 꼭 도심 교회뿐 아니라도 이 땅의 모든 교회들, 특별히 평생 목회로 잔뼈가 굵은 목회자들에게 새삼 고민할 과제를 던져주는 기사이다.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시몬이 대답하여 가로되 선생이여 우리들이 밤이 맟도록 수고를 하였으되 얻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그리한즉 고기를 에운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눅5:4~6)

신경섭 목사 847-923-5164 mcc369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