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와 WCC의 신학과 선교’를 주제로 열린 13일 한국연합선교회 학술대회에서는 두 기관의 신학과 선교에 대한 발제도 이어졌다.

이날 학술대회는 2013년 WCC 총회의 부산 유치 이후 WCC의 선교와 신학 등이 복음주의 진영에서 자세히 분석된 데 반해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소개된 WEA의 선교와 신학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이날 주제강연에서 “로잔의 핵심멤버는 대부분 WEA 소속이므로 로잔을 보면 WEA를 알 수 있다”고 밝힌 이광순 교수의 말처럼 올해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3차 로잔대회를 전후로 로잔대회의 의의와 신학, 역사 등은 대부분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기도 했다.

‘WEA 신학노선과 방향’을 발제한 정흥호 교수(아신대)는 “WEA는 회원 공동체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한다는 공통의 관심사에 참여하는, 세계의 지역교회들과 함께하는 연맹체라 할 수 있다”며 “현재 4억 2천만명이 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에게 같은 정체성과 목소리를 내기 위해 연합하는 약 128개국 교회들과 100개 국제조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EA(The World Evangelical Alliance)는 1846년 the Evangelical Alliance of Great Britain(EAG)이 창설되고 이와 함께 영적 일치와 기도에 합심하며 고난받는 그리스도인들을 돕고 격려하며 부흥을 강조하려는 목적으로 the World Evangelical Fellowship(WEF)로 시작됐다. 이후 특별한 동기부여가 없었고 특히 미국 남부의 노예제도에 대한 합일점을 찾지 못해 활동이 멈춘다. 그러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복음주의자들이 교제권을 다시 형성하기 시작했고, 1951년 EAG와 새롭게 만들어진 the 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NAE)와 21개 국가 대표들이 모여 WEF를 다시 구성했다. 이후 2001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총회에서 명칭을 WEA로 변경했다.

WEA의 신앙고백은 다음과 같다. 성경은 본래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며, 하나님의 영감에 의해 무오하고 전적으로 신뢰할 만한 것이며,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 삼위 안에서 영원토록 존재하시는 한 분 하나님과 믿음과 행위의 모든 것들에 대해 최상의 권위를 갖는다.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이 육체로 나타나셨으며, 처녀의 몸에서 잉태하시고, 죄가 없으시며, 신성한 기적을 행하시고, 대속의 죽음을 죽으시고, 육체적 부활과 승천, 중보사역, 능력과 영광 중에 다시 오실 분임을 믿고 있다.

행위가 아닌 믿음으로써 성령에 의한 중생을 통해 주 예수 그리스도의 흘리신 보혈로 잃어버린 자들과 죄인들이 구원받을 수 있음을 믿고 있다. 성령은 믿는 자들 안에 내주하시는 분이며 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사역과 증거를 할 수 있게 하고, 거룩한 삶을 살 수 있게 하신다. 모든 진정한 믿는 자들의 일치와 교회와 그리스도의 몸의 일치를 믿으며, 구원받는 자들과 잃어버린 자들, 즉 생명의 부활로 구원받는 자들과 멸망의 부활로 잃어버린 자들 모두의 부활을 믿고 있다.

정 교수는 “WEA는 위 신앙고백을 기초로 신학적 입장을 표명하고, 최근에는 복음과 기독교인의 사회적 책임이란 면에서 적극적인 신학을 전개하고 있다”며 “WEA 신학위원회에 따르면 그 비전은 세계를 향해 앞서서 성경에 충실하며 신학적으로 알려주고 교회와 세상 모두에 연관성과 명확성을 갖고 언급하는 선지자적이며 복음적인 목소리를 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목적 또한 그리스도에게 충실하며 교회를 섬기기 위해, 교회와 모든 지역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이슈에 대해 신학적 입장을 제공하려는 데 있다.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복음적인 공동체와 세상에 대해 연구한 것을 제공하고, 체계적으로 연관성 있는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유용하고 선도적 역할을 할 신학심사팀에 의해 완성시켜 간다 △모든 신학심사팀은 세계적으로 연관된 이슈들에 대해 신학적 입장을 나타내기 위해 전세계에 있는 각각의 신학자들과 실천가들을 격려하고, 그런 것들을 책자로 만들고 전자매체를 통해 활용하고자 한다 △신학적 입장을 격려하기 위해 나라와 지역별 차원에서 개인과 교회 및 조직들을 네트워킹하고 있다 등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후 그는 1989년 ‘유대인을 향한 복음주의자들의 선언인 윌로우뱅크 선언(The Willowbank Declaration)’, 1993년 ‘WEA와 가톨릭교회의 국제회의에 대한 보고서(Church, Evangelization and the Bonds of Koinonia)’, 2007년 ‘복음적 사회참여에 대한 성명서(A Statement on Evangelical Social Engagement)’, 2008년 ‘총체적 사역에 관한 신학위원회 성명서(Holistic Ministry: Reflections from the Theological Commission of the World Evangelical Alliance)’ 등과 WEA와 가장 가까운 협력관계에 있는 NAE의 ‘복음주의란 무엇인가?’ 등을 통해 WEA의 신학을 구체적으로 살폈다.

정흥호 교수는 “WEA는 복음화를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는 것’임을 확인하고 있으며, 오늘의 시대에 있어 책임있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사명을 재확인하고, 성경적인 진정한 복음의 의미를 찾고 선포하려는 데 신학의 의미를 찾고 있다”며 “무엇보다 진리의 절대성이나 객관성을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종교상대주의나 종교다원주의가 등장하면서 성경의 권위가 실추되고 있음을 통감하고, 이런 세속주의와 무신론의 도전으로부터 성경의 권위를 회복하고, 역사비평학을 통해 잘못 가르쳐온 성경의 내용을 바로잡아 성경을 통해 바르게 재정향(Reorientation)함으로써 성경적인 진정한 복음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정리했다.

결국 이를 통해 신학의 근본적인 방향전환을 시도하고, 신학은 십자가 없는 부활, 고난이 없는 영광, 사랑이 없는 믿음, 따름이 없는 값싼 은혜를 좇는 교회로 하여금 성경을 통해 재정향하도록 도전해야 한다고 WEA는 주장한다.

정 교수는 “복음주의자란 개인적으로 하나님과 깊은 믿음의 관계를 갖고, 삶에 있어서 윤리나 거룩함에 헌신된 모습을 보여주며, 건전하고 자발적인 생각을 갖고 행동하고, 진리와 역사에 부끄럽지 않도록 믿음의 역동성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라며 “WEA도 복음주의자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있는 믿음이 ‘올바른 행동’과 분리돼 있지 않음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