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수감사절에도 구세군 메이페어커뮤니티교회에 15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였다. 일주일 전부터 요리하기 시작한 칠면조만 50마리에 다양한 추수감사절 음식이 준비됐다. 행사 시작이 예정된 정오가 되기 전부터 교회가 북적이기 시작했다. 3년을 하는 동안 이미 지역사회에는 잘 알려졌기에 아예 가족 단위로 추수감사절 식탁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들었고 주차장도 금새 다 채워졌다.

올해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자원봉사자들의 손이었다. 2009년 처음 행사를 할 때만 해도 300명이 넘는 사람을 섬기는 것이 약간은 버거운 듯했다. 정신없이 이 테이블, 저 테이블을 왔다 갔다 해야 했고 물줄기처럼 빠져 나가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것도 쉽지 않아 보였다.

▲올해 자원봉사자들에게는 기쁨과 사랑, 여유가 묻어 나왔다.
그러나 3년의 경험은 무시 못할 일이다. 자원봉사자의 수는 매년 150명으로 제한해 왔는데 올해 자원봉사자들에겐 여유가 넘쳐 보였다. 직접 음식을 테이블까지 서빙해 줄 뿐만 아니라 행사장 양 끝에 배식대를 마련해 음식을 더 원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해 손길을 줄였다. 음료수는 큰 카트에 담아 테이블 사이를 다니면서 서빙했다. 이렇게 해서 손이 남게 된 자원봉사자들은 테이블을 직접 다니면서 참석자들에게 필요한 것을 묻고 가져다 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생필품과 음식이 들어 있는 선물 꾸러미를 나눠주는 일도 체육관에서 본당을 지나가는 좁은 통로에서 나눠주면서 질서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2년동안 이 행사에서 칠면조를 굽다 최근 네브라스카 주로 직업을 찾아 떠난 에리카 자매는 올해도 칠면조를 굽기 위해 구세군 성도들에 의해 특별 초청됐다. 과거에는 50마리 칠면조를 성도들이 집에서 구워 오도록 했는데 음식의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요즘은 모두 교회에서만 굽고 있다. 50마리 칠면조도 굽고, 한 교회를 섬겼던 지체도 명절을 기념해 만나고 싶었던 구세군 성도들은 에리카 자매를 특별히 초청했다. 물론 에리카 자매도 기쁜 마음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3년동안 이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구세군 성도들은 더 쉽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을 익혔다.

자원봉사자 구성도 조금 달라졌다. 첫 행사 때 백인 가족 자원봉사자들이 눈에 많이 띠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한인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그리고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흑인, 라티노 자원봉사자들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자원봉사자들도 다민족화 되어 가는 경향이다.

▲행사장에 직접 나와 인사하고 진행하느라 분주하던 장호윤 사관으로부터 행사에 관해 짧게 들어 보았다.
참석자들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이 행사는 교회가 위치한 메이페어 지역의 라티노들이 주로 참석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구세군이 5대의 대형밴을 시카고 북부 지역의 노숙자 쉼터로 보냈다. 장호윤 사관은 “오라고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올 수 있도록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기다리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식으로 행사의 전략에도 변화가 준 것이다.

말 그대로 쉬운 행사는 아니다. 매년 구세군 교회와는 별도로 추수감사절 행사를 진행하던 봉사단체 5곳이 올해부터 행사를 중단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곳의 자원봉사자들이 구세군 교회로 몰리기도 했지만 그만큼 구세군 교회의 어깨도 무거워진 셈이다. 3년째 구세군 교회에서 추수감사절 식사를 즐기고 있다는 김 할머니는 “갈 곳도 찾아올 사람도 없는 우리에겐 노인 아파트에서 이곳까지 버스 타고 오는 게 친구도 만나고 명절도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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