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김정일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에 대한 권력승계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이같은 변화가 북한 인권 상황에 미칠 영향을 전망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달 27일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지위를 부여한 데 이어 28일 열린 당대표자회의에는 김정은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 위원으로 임명하며, 김일성-김정일-김정은에 이르는 3대 세습 구도를 공식화해나가고 있다.

이 가운데 김정은의 권력승계가 가져올 북한의 변화, 특히 인권 상황 변화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먼저 북한자유를위한한인교회연합(Korean Church Coalition for North Korea Freedom) 샘 김 대표는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에 “김정은은 서구 교육을 받았고, 그의 아버지만큼 악독하거나 주민들을 내버려 둘 사람은 아니다”면서도 북한 지도부 내에서 김정은이 아직 지지를 확고히 하지 못한 상황이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이 지금처럼 당 지도부로부터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한 채로 김정일 사후에 국방위원장에 오를 경우, 삼촌이자 현 국방부위원장인 장성택에 실질적 권력자 자리를 내 줄 가능성이 크다며, “안타깝게도 장성택은 김정일과 같이 무자비한 사람이며 현재와 같은 수준의 인권 탄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의 권력승계 이후 처음 얼마간의 기간은 반정권 세력에 대한 감시 강화로 인해 기독교인들에게 더욱 힘든 시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샘 김 대표는 지적했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북한에서 의료 구호 활동과 인권 운동을 해 온 독일인 노르베르트 폴러첸 씨는 현지에서 목도한 참혹한 인권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려 왔다. 그는 “김정일 사망 후 많은 이들이 북한 체제 붕괴를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며 역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정답 맞히기 놀이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그보다는 세계 기독교계가 나서 북한 독재 정권을 끝낼 수 있는 일들을 하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다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오픈도어즈 USA 북한 담당 폴 에스타브룩 목사는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유학하는 동안 서구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희망적으로 본다며, 인권 상황의 개선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도어즈 USA는 앞서 성명을 통해 “북한에 일고 있는 변화가 그 곳 기독교인들에게 긍정적인 것이 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촉구하고 “기도뿐 아니라 어떤 기본적 자유도 없이 잔인하고 악몽 같은 조건 아래서 살아가고 있는 용감한 기독교인들의 편에 서서 행동에 나서 줄 것”을 세계 교인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