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연구소(CSKC, The Center for the Study of Korean Christianity)의 올해 두번째 독서 모임이 “함석헌 다시 읽기”라는 주제로 지난 9월 9일부터 시작돼 앞으로 10주간 매주 목요일 오후 8시부터 9시 30분까지 미드웨스트교회에서 계속된다.

소장인 서보명 교수(시카고신학교)와 함께 함석헌 선생의 주요 저작물들을 읽으며 그의 사상을 통해 역사적 격동기의 한국 기독교를 재조명하고 그것을 오늘날로 가져 오는 것이 이번 독서 모임의 과제다. 15명이 참석한 첫날 모임에서는 한국 함석헌기념사업회가 제작한 함 선생의 일대기 다큐멘터리를 함께 시청하는 시간을 가졌다. 향후 이 독서모임에서는 함 선생이 가졌던 독특한 역사관, 성경주해, 비폭력 민주주의 운동, 씨알 사상, 퀘이커 사상 등을 함께 공부한다. 그리고 10주간의 강독을 마친 후에는 “그가 오늘 한국교회에 어떤 말을 남기고 있는가”란 주제를 다루게 된다.

▲함석헌 선생 ⓒ함석헌기념사업회
함 선생이 살다 간 시기는 일제시대부터 민주화 직전까지로, 한국 역사상 가장 불안하고 암울했던 시기였다. 그는 1901년 태어나 1989년 세상을 뜨기까지 독립운동가이자 기독교 사상가, 언론인, 사회운동가로서 살았다. 일제강점기에는 동경에서 공부하며 우치무라 간조의 성서집회에 참여한 후, 그의 영향을 받았고 한국에 돌아와서 독립운동에 관여하다 투옥, 수감되길 반복했다. 해방 후에는 반공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에 의해 투옥됐다 탈출해 월남했다. 이승만 정권 때부터 제5공화국에 이르기까지 민주화운동을 계속하며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2차례나 선정된 바 있다. 한국의 근현대의 격동기를 사는 동안 그는 기독교 운동가이자 사상가로서 비폭력 민주 평화 사상인 “씨알”이라는 개념을 도출해 낸 장본인이다. 한국의 간디라고도 불린 그는 1987년 제1회 인촌상과 2002년 건국포장을 받기도 했다.

한편, 첫날 모임에 참석한 함성택 장로(시카고한미역사학회장, 헤브론교회 원로장로)는 어린 시절 종친회를 찾아 온 함 선생을 직접 대면했던 이야기를 털어 놓기도 했다. 함 선생은 어린 함 장로에게 “자네는 커서 무엇이 되려 하는가” 물었고 함 장로가 “법대나 의대를 가려 한다” 하자 함 선생은 “우리 민족에겐 잃어 버린 역사가 있으니 자네 같은 사람들이 이 잃어 버린 역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함 장로는 “그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결국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 됐다”고 덧붙였다.

문의) 773-571-0280 홍경택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