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지역 식량난으로 1천만여명이 고통당하고 있는 데 대해 세이브더칠드런을 비롯한 케어, 옥스팜 등 10여곳의 원조기관들은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은 니제르로, 총 인구의 절반인 7백만여명이 식량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니제르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5세 미만 영유아들 중 17%는 극심한 영양실조를 겪고 있는데, 이는 작년의 3배 이상이다. 차드도 2백만명이 힘든 상태이며, 말리와 모리타니아, 부르키나파소와 나이지리아 북쪽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니제르의 5세 미만 영유아 50만명은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로 즉각 조치가 없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 지역 곡식 수확량은 30% 감소했고, 가축을 기르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목초지는 필요 면적에 60% 이상 부족하다.

차드는 오랜 분쟁의 영향으로 식량난을 겪고 있다. 사람들은 개미집에서 음식을 주워먹고 있으며, 한 지역은 인구의 27%가 영양실조 상태다.

원조기관들은 이들 각국 고위급 관료들이 효과적·즉각적인 원조 요청에 나서야 할 뿐 아니라, 유엔에서 각 국가에 원조금을 요청하고 협상하는 역할을 맡을 담당관을 임명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6개월간 지속적인 촉구와 노력에도 니제르 식량난에 대한 원조금은 유엔 목표액보다 1억 7백만달러(약 1286억원)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원조금 연체현상은 식량난을 겪는 국가의 식량 공급에 차질을 발생시키고 있다. 유엔식량계획(WFP)에서 식량공급을 계획보다 늦추고 있는 니제르의 경우가 그렇다. 지난 2일 WFP는 니제르의 수혜 대상자들을 200만명에서 45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뒤늦게 발표했다. 또 차드는 원조금으로 2천만달러(약 240억원)가 필요하고, 식량공급은 2개월 정도밖에 지속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차드와 니제르가 다음 수확기를 맞기까지는 3개월 이상이 남았다.

세이브더칠드런 김노보 회장은 “서아프리카 지역 사람들은 먹을 것을 찾으러 쓰레기더미를 뒤지고 더러운 물을 그냥 마시고 있으며, 마을 전체가 굶주리고 있어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 아동들과 모유를 수유해야 하는 어머니들, 노인들이 특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전세계 원조기관들은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도 잘 알며 지난 2005년 발생했던 식량난을 늑장 대처해 발생한 상황들도 너무 잘 알지만, 우리는 지금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가뭄과 흉작, 해충 피해와 식량값 폭등, 극심한 빈곤 등은 심각한 식량난을 초래하고 황폐한 방목지들을 양산하며, 사람들의 주거지를 잃게 했다. 사람들은 굶주린 가축이나 변변치 못한 살림살이를 팔아 근근히 생활하고 있다. 원조기관들은 “이러한 상황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는 한편 장기적 개발을 위한 투자가 얼마나 저조한지를 보여준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