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오바마 정부에 핵안보 노력의 일환으로 이란, 북한과 같은 국가들과의 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미 정부가 북한과 직접적인 대화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3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1차 핵안보 정상회의(Nuclear Security Summit)에 대한 응답으로, 미국 내 핵감축을위한복음주의자들(Evangelicals for Nuclear Reduction)은 오바마 정부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외회와 정부 각료 앞으로 전달한 성명을 통해서 이같은 뜻을 밝혔다.

미국은 현재 이란, 북한과 직접적인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예수님께서는 현실적인 분이셨다. 결코 적과 대화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다”며 “이란, 북한과 대화하는 것은 놀라운 평화를 가져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 해도 최소한 하나님께서 창조한 세계에 닥칠 끔찍한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핵 감축을 위한 노력이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분석뿐 아니라 성경적인 원칙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편 성명은 “핵 위협의 극복을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을 필요로 한다”는 핵 안보 정상회의의 주요 정신에 지지를 표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이란과 북한과 같은 나라들과의 대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 중에서도, 북한과의 관계가 갖는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면서, 대표적인 복음주의 지도자들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 릭 워렌 목사 역시 북한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2006년 이래로 여러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당장의 극적인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해도 교류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며 1972년 닉슨-마오쩌둥 회담을 자주 전례로 들어 왔다. 그는 2009년에도 “북한과의 대화는 양국에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을 피력했다.

릭 워렌 목사 역시 이 문제에 있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 역시 2006년 7월 북한의 미사일 실험 당시 “나는 정치인이 아니라 목회자이지만, 한 가지는 안다. 이는 가정에서든, 기업에서든, 그리고 나라 간에서든 어떤 갈등이 있더라도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면 희망이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했었다.

이번 성명에는 리처드 마우 풀러신학교 총장, 오바마 정부 종교자문위원인 조엘 헌터 목사(노스랜드처치), 히스패닉을위한미란다센터 제시 미란다 대표를 포함 총 300명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지지를 표시했다.

한편, 13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1차 핵안보 정상회의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연설을 통해 핵테러를 국제 안보에 대한 최대 위협으로 지목하고, 핵안보 강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향후 4년 이내에 전 세계 테러 단체들의 공격으로부터 취약한 모든 핵물질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을 추진할 것임을 알렸고, 이같은 구상의 구체적 실현 방안으로 핵안보 정상회의가 시작됐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을 포함한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의 5개 핵보유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11개국, 유럽 15개국, 북미·대양주 3개국, 중남미 4개국, 아프리카 중동 9개국 총 47개국과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 유럽연합(EU)의 3개 국제·지역 기구가 참가했다.

한편, 2012년 열리는 제2차 핵안보 정상회의는 우리나라가 유치해, 앞으로 국제적 핵안보 기여국과 원자력 평화적 이용 모범국으로서 국제사회 신뢰 제고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국제사회의 지지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