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2일 아이티의 규모 7.0 지진에 이어 한달 반 사이에 리히터 규모 8.8의 강진(强震)이 칠레에서 발생했습니다. 아이티는 라틴어에서 파생된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쓰는 나라여서 Haiti의 첫 글자 H를 무음 처리하여 ‘아이티’(크레올어)로 발음합니다.

칠레(Chile)는 ‘바다가 시작되고 육지가 끝나는 곳/Donde termina de tierra, comienzael mar’ 라는 어원(語原)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한국으로부터는 지구 반대편에 있고 LA서도 한국을 가는 것 보다 더 가야하는 거리니 실감이 가는 말이기도 합니다. 칠레는 역대 가장 크고 잦은 지진 피해국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그 칠레를 ‘제2의 고향 나라’라는 마음을 품게 된 것은 칠레로 선교사로 파송 받은 지 어느덧 21년째를 맞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리히터 규모 8.8의 이번(2010.2.27) 지진으로 비오비오(Bio Bio) 강변의 고층 아파트가 두 동강이 날 정도로 극심한 피해와 많은 인명을 앗아 갔습니다. 꼰셉시온(Concepción)과 인접한 항구도시 딸까우아노(Talcahuano), 우알 뻰(Hualpén), 그리고 관광과 해변도시 꼰스띠뚜시온(Constitución)과 뻬쥬우에(Pelluhue) 등에는 예배당 건축과 집회 인도차 수없이 드나들었고 가족처럼 지내는 그리운 사람들이 수두룩합니다. 특히 윈셀라오스 목사, 빠블로 목사 등은 교회를 크게 부흥시킨 믿음직한 동역자들인데 통신마비로 그들 가족들의 생사와 피해 상황을 속 시원히 파악 못하여 안타깝지만 이미 알게 된 슬픈 소식과 함께 곧 그들을 찾아 갈 날을 기대하며 준비합니다. 솔직히 많은 가족들과 교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두려운 마음도 듭니다.

미 지질조사국(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자료에 따르면 지난 300여 년간 세계에서 가장 큰 지진으로 기록된 것은 1960년 5월 22일 칠레 남부 발디비아(Valdivia)에서 발생한 진도 9.5의 지진입니다. 최소 1716명이 사망했고 쓰나미(tsunami/津波)가 하와이, 필리핀, 일본까지 밀어닥쳐 수많은 희생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발 빠르게 ‘쓰나미’ 라는 국제 통용어를 만들어 내어 한국을 위해 쓰나미 방파제 사명(?)을 감당해 주니 감사한 마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에 칠레의 지진은 규모 5.0 이상의 여진을 200회 이상 일으키고 있을 정도이고 아직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도 산티아고 근교에 자리 잡은 본인이 사역 중인 미션 안데스(Mision Andes)선교본부도 처음 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창고건물에 금이 간 정도였는데 계속되는 여진으로 인하여 앞뒤의 담벼락이 무너지고 천정이 내려앉는 등 건물이 일그러지고 있어 앞으로 건물수리비도 적지 않을 전망이라 걱정이 앞섭니다.

쓰나미 피해자들을 포함해 사망자가 1,5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칠레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숫자를 알 수 없는 것은 여름휴가의 마지막 주간에 지진 발생이 일어나서 칠레의 해변 도시마다 미국, 유럽으로부터 온 여행객들로 넘쳤기 때문입니다. 해변 도시마다 시체 썩는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아직도 찾아내지 못한 시체들이 많다는 증거입니다. 이번 칠레 정부의 결정적인 실수는 땅 지진만 경보를 내렸지, 쓰나미의 위험을 대비시키지 않았다는데 있습니다. 4,600km나 되는 길고 긴 해변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칠레인데, 새벽 3~4시 사이에 지진 진원지 인근의 도시와 해변 마을들이 순식간에 닥친 쓰나미로 아수라장이 된 광경을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이번 지진은 ‘메가스러스트’(megathrust)라는 파괴적 형태의 강력한 지진으로 나스카(Nasca)지각판이 다른 지각판(남미판) 밑으로 밀고 들어가면서 오랫동안 응축된 에너지를 한꺼번에 분출시켜 폭발하는 지진형태입니다.

‘지진은 우리들이 떠안고 살아야 하는 운명과도 같다’고 칠레 사람들은 말합니다. 세계에서 제일 좁고 긴 나라 칠레는 지진 다발지역인 ‘섭입대’(攝入帶·subduction zone)를 안고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스타인(Stein) 연구원은 “칠레 땅은 일종의 ‘지진부화기’(孵化機) 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칠레 앞바다의 섭입대 역할로 남미 대륙의 등뼈이고 일곱 나라를 품고 있는 세계 최장(8900km)의 안데스(Andes) 산맥을 만들어 낼 정도로 왕성한 지진대라는 증언입니다.

저는 선교사로 칠레에 도착한 날부터 두 가지 소원을 품었습니다. 첫째는 ‘요셉으로 인하여 애굽에 복 주신 것처럼(창39:5) 한국인 선교사를 보내셨으니 칠레가 복을 받게 하소서’였고, 둘째는 5년 주기로 찾아온다는 대 지진 얘기를 듣고 겁 많은 저는 그것을 막아 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칠레에 도착할 당시 경제수준이 개인 GDP 천불 대였는데 지금은 만 불 대를 넘어서서 남미의 선진국으로 진입했습니다. 개신교도 남미에서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이고, 제 친구 납달리 감독이 대통령궁의 첫 상근 채플린이 될 정도로 개신교의 위상이 확고해 졌습니다. 대형지진도 5년 주기가 4,5차례지나 가는 세월 속에서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이번 지진이 제가 칠레를 떠나 중미와 북미에 머무르고 있는 사이에 발생했습니다.

몇 년 전 안식년을 맞아 남미와는 다른 환경의(언어는 같지만)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멕시코 등 중미를 5차례 방문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지금은 캘리포니아 주의 히스패닉(Hispanic)계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함께 라틴 복음화의 극대화를 위한 전략을 세우며 ‘한·라틴 선교기구’(LAIMA MISSION)를 발족시켜 이미 실천단계에 있고, 최근에는 작은 자를 섬기고 세우는 세계선교의 비전을 위한 ‘Global Vision Bank´를 출범시켰습니다. 그 가운데에 히스페닉계의 대표적인 지도자가 저와 한국을 세 차례나 방문한 Dr. Adalberto Reyes 목사입니다.

이분은 과테말라 국회의원을 역임한 분으로 몇 년 전 감리교세계선교사대회 강사로 한국을 방문했고 또 숭의교회 창립행사 때 초청을 받아 집회를 인도한 분이기도 합니다. 최근 칠레선교 초기부터 형제처럼 지내온 친구 루이스 뻬레스(Luis Perez) 목사가 보내 온 이메일에, 6개월 전 남아공의 예언 사역자 David Ower가 칠레에 와서 집회를 인도 하던 중 죄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un juicio de Dios por pecado)이 칠레에 임할 것이라고 외쳤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예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정확히 6개월 후에 대지진이 왔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는 어떨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소돔과 고모라’는 분명히 죄가 가득하고, 도덕적으로 타락하여 하나님이 유황불로 그들을 멸망시켰다고(창13:13, 19:20) 성경은 기록했습니다. 소돔(sodom)에서 파생된 영어의 소도미(sodomy)는 남색(男色)을 의미하는 성적문란 상징 용어인데 바로 소돔성에서 성적타락자들이 천사들을 상관하려 든 사건(창19:5)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동성애자로 묘사한 영국의 한 게이 가수의 말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언제까지, 어디까지 타락이 이어질지, 하나님은 아십니다.

칠레 대지진 사태를 맞으면서 시편 말씀이 기도의 언어가 되어 어느새 입술에 와 닿습니다. 나, 가족, 이웃 그리고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함께 기도 하시지 않겠습니까?

‘바닷물이 흉용하고 뛰놀든지 그것이 넘침으로 산이 요동할지라도 우리는 두려워
아니하리로다’(시46:3)

이길소 선교사는 아내 원계희 선교사와 함께 1989년 9월 24일 기독교대한감리회(KMC)선교국으로부터 칠레, 안데스(Andes)권 7개국 사역목표로 파송 받았다. 칠레, 안데스권 7개국 선교를 위한 종교법인 Foundation Mision Andes회장, Global Vision Bank(Foundation)대표로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사역중이다. 이길소 선교사는 목회자 선교 훈련사역, 빈민촌 교회 사역, 중보기도 사역, 태권도 선교사 양성사역, 북미 히스패닉 선교사 훈련 사역에 주력하고 있다. 2002년 한국 기독교 선교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칠레 원주민(Indio) 마프체(Mapuche)부족어 사전(마프체어-스페인어)을 출간한 바 있다. 원계희 선교사는 <불처럼 바람처럼>, <안데스 선교 이야기>, <하나를 받았으면 둘을 주라>외 다수 선교 서적들을 출간했다. 칠레/북미주 라틴 선교를 위해 이길소 선교사를 후원하고자 하는 이들은 714-726-4430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길소 선교사는 선교 후원금을 모금한 후, 현지인 구호사역을 위해 4월 중으로 칠레로 입국할 예정이다.

선교구좌: Center Bank Account: 15316829 - LAIMA MISSION(라틴아메리카 이민자 선교 협력 연맹) 혹은 Hanmi Bank Account: 200621824 - Kilso Lee / 한국계좌: 국민은행 210-21-0456-221 이길소